아쿠아마린,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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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주예술중 | 등록일 | 23.03.31 | 조회수 | 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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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마린 “안녕하세요.” “안녕~” 급식실에서 내려오다가 2학년 아이를 만났습니다. “올해는 어떤 것으로 월별 이야기를 써볼까?” “음.. 탄생석 어때요. 매월 탄생석이 있으니까..” 이렇게 2023학년도는 매월 이야기가 탄생석으로 정해졌습니다.
총명, 젊음, 행복, 희망, 지혜, 치유 아쿠아마린의 상징이라합니다. 3월에 태어난 모든 이에게 부여되는 이 고운 의미에 마음이 갑니다. 희망을 가지고 우리학교에 입학한 우리 병아리 아가들은 이 한달을 어떻게 보냈을는지 궁금합니다. 신분이 다른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하려고(교과서 지문에 나온 시조 한 편 때문에) 병아리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자..자신이 알고 있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 뭐가 있을까” 저의 머릿속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뭐 이런 정도 생각했는데.. 아이들 입에서 나온 답은 “스물 다섯, 스물 하나요.”, “사랑과 전쟁은 다 비극이던데요.” “ 00도 비극인가요”, “ 아니야. 그건 결말이 비극이 아니야.”, “ 환혼이요”
와우.. 전혀 일도 생각하지 않았던 드라마들이 귀에 들립니다. 생각지도 못했거나 아예 제가 보지 못한 드라마들도 술술 나옵니다. 이 아이들에게 조선시대 신분이 다른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얼마나 마음에 담길지 의문입니다. 작품 속에서 사랑의 증표였던 묏버들을 통해 ‘상징’의 개념을 이해했으면 하는 손톱만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길었던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번달은 입학식을 시작으로 학부모교육과정 설명회와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있었습니다. 여전히 학교 초입의 쿵덕쿵 오프로드를 살짝 지나면 중학교 건물 출입문에 아이들 반기는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이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고 계십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쓰고 계시기에 학교가 이뻐 보일지도 모릅니다. 교정 곳곳이 꽃으로 물든 시간이기도 합니다. 동아리시간에 학교 근처 산길을 걷고 운동장가에서 네잎클로버도 찾았습니다. 상담실 유리창에 붙여진 행복하게 미소짓습니다. 고래를 보고 드라마 제목을 말하며 웃습니다. 요즘은 아이들 사이에서 손가락이나 손톱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유행인가봅니다. ‘저 이렇게 그렸어요.’ 살짝 포즈를 취해줍니다. 열심히 필기했다고 노트를 보여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조그맣게 그린 그림을 들어 보여주기도 합니다. 무엇인가를 할 것이 있고 그 사이에 웃음이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가 화사합니다. 꽃들이 피어 화사하고, 점심시간, 쉬는시간 활짝 웃는 아이들이 화사합니다. 처음 학교에 발을 들여놓으신 신규 선생님들과 함께 호흡하는 저희 교무실도 화사합니다. 첫 시험지를 받아든 아이들의 긴장되고 떨려하던 모습처럼, 아이들 앞에 첫 발을 내딛은 발그레한 신규 선생님들의 모습도 학교에 건강함과 싱그러움 한 스푼을 더하고 있습니다. 참 아이들 말로 츤데레 선생님으로 등극하신 분도 이 3월에 기억에 남을 분이십니다. 지난 14일날 담임반에 들어가서 무심하게 툭! 사탕을 안겨주신 분...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아 그런분이 계셨는데.. 어찌 지내시나 궁금하다.’ 라고 떠올릴 수 있을 것같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날 아이들 책상위엔 동그란 사탕이 놓여 있었습니다. 특정 상표라 차마 인증샷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심한 듯, 아닌 듯 수업시간에 열심히 강의만 하실 줄 알았는데 ‘세상에나’ 그렇게 정감있고 따순 선생님이신 줄은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역시 사람은 겪어 봐야 진가를 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길에 그분을 뵈었고 전 나붓이 선배교사에 대한 예의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했습니다.
이제 교실에 들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 것이고 아이들은 책을 펼치고 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금요일, 3월 마지막 날, 벚꽃으로 온 모악산 자락이 화사한 오늘, 총명한 어른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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