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푸른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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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주예술중 | 등록일 | 22.05.26 | 조회수 | 3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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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푸른달
햇살이 싱그럽습니다. 화사한 자태를 뽑냈던 벚나무에선 버찌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온전하게 익지는 않았으나 한 알 입에 넣으면 씁쓰름하면서도 달큰함이 입안에 고입니다. 저의 어린 시절은 버찌를 따먹었고 진달래꽃을 따먹었고 삘기를 입에 물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먹는다는 것 자체를 모를지도 모릅니다. 분명 “이것도 먹어요?” 이럴겁니다.
흐를 것 같지 않은 시간이 흐릅니다.
우리 1학년은 교복이 나왔고 새초롬하니 말간 웃음으로 교복 입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선생님, 저 어때요?. 저 이뻐요?” 이런 말들이 들립니다. 사복 입은 모습보다 교복 입은 모습을 보니 더 없이 이쁩니다. 옹기종기 급식실에서 아직 가림막을 한 상태이지만, 그런 상황이지만 밥을 먹고, 기다려주고, 웃으며 토닥이는 서로의 손길에 눈길이 갑니다.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어떻게 조를 나눌지를 진지하게 이야기할 때 저는 비어있는 자리에서 학생마냥 앉아 있었습니다. 저의 중학생 시절은 없던 일들이었기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아직 조를 정하지 못한 친구의 졸업식 의상 콘셉트를 물으며 자리를 찾아 주려는 친구들의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운동장에서 뛰놀다 네잎 클로버를 찾았다며 살풋 전해주는 그 아이의 마음이 고와 수첩에 넣어 말렸습니다. 마음이 자랍니다.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다가도 무대 위에 오르면 어느 누구보다 진지합니다. 체육한마당 시간에 공연장에서 다함께 했던 조각 맞추기가 떠올랐습니다. 풍선으로 이루어진 조각을 테두리 안에 맞추는 것은 생각만큼 금방 완성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조각, 모두가 다른 학생, 조각의 맞춤, 다른 학생들이 모여 어우러지는 학교라는 공동체.. 5월은 모든 이의 생각과 마음을 좀 더 자라게 합니다. 학교 근처 마을에 커다란 나무가 있습니다. 오백 살은 넘을 거 같은 그 오래된 나무 아래서 사진 찍은 아이들은 장차 그 만큼 커다란 나무가 될 거 같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성장하는 달, 마음이 푸른 모든이의 달. 5월은 그런달.
푸른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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