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


재미있는 제품디자인

이름 한진주 등록일 15.11.18 조회수 391

세상에 이런 물건이

얀코디자인(www.yankodesign.com)은 콘셉트 디자인과 제품 디자인을 소개하는 미국의 웹진이다. 전 세계 사람이 모여드는 이곳에 우리나라 디자이너의 이름도 제법 눈에 띄는데, 그들의 작품 대부분은 아이디어만 있거나 아직 상품화되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동네 슈퍼에서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특별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조립하는 멀티탭
translation multi power strip

강순모

이 제품은_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멀티탭 윗부분을 누르면 힘들이지 않고 플러그를 뽑을 수 있다. 사용자가 멀티탭에 픽토그램으로 표시된 스티커를 붙여 컴퓨터나 드라이어 등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으며, 사용할 만큼만 멀티탭을 조립해서 쓸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공간과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웹진에 소개되고 나서_우리나라 멀티탭 기업인 (주)대성에서 제작을 의뢰해 현재 안전 규격을 점검하고 제작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콘셉트 디자인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져서 기쁘다.

인상적인 반응_일본의 디자인 전문 잡지 <액시스(AXIS)>의 수석 기자인 마사히로 가미즈요는 이 제품을 보고 ‘미래의 디자인을 내다본 가장 지표가 될 만한 디자인’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이 제품이 있어야 할 곳_이 제품을 만든 목적은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하는 거다. 특히 노약자, 어린이, 장애우가 편리하게 사용하면 좋겠다. 또, 항상 책상 밑에 숨어 있던 멀티탭을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으로 바꾸었으므로 멀티탭을 많이 사용하는 사무실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길 바란다.

 

 


반점이 생기는 수건
expression dot-towel

이상훈


이 제품은_오염 정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수건이다. 수건이 더러워질수록 도트의 색이 점점 진한 빨간색으로 변한다. 이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_사용한 수건과 사용하지 않은 수건이 헷갈릴 때가 많고 더러운 정도도 몰라 얼굴을 닦기 망설일 때도 있다. 오염도가 눈에 보이게 표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얀코디자인에 소개되었나_얀코디자인의 에디터가 개인 홈페이지(sanghoon-design.com)를 보고 작품을 소개했다.

웹진에 소개되고 나서_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 외국에서 2백~3백 통쯤 메일이 왔는데 콘셉트가 재미있다고 말해주는 경우도 있고 어디서 구매하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인상적인 반응_수건에 표시되는 도트의 색을 잘 보여주기 위해 흰 수건으로 콘셉트 이미지를 제작했는데 ‘흰 수건이 더러워지면 표시가 나는데 굳이 도트로 표시해줘야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 콘셉트 자체보다는 한정적인 이미지만 보고 그렇게 말한 것 같아 섭섭했다. 이 제품이 있어야 할 곳_혼자 사는 싱글족이나 수건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가 쓰거나 공공장소에서 사용되면 좋겠다. 스스로 생각해도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만든 디자인_‘디지털 포터블 덤벨’이란 콘셉트 제품. 덤벨 운동을 할 때 무게에 맞춰 추를 갈아끼우는 게 불편해서 생각해낸 제품이다. 자신이 원하는 무게를 조절할 수 있는 바형으로 만들어져 휴대하기 쉽다.

 

 

 


직관적인 모양의 신호등
unisignal


전환주, 김지윤, 양순영
 

 

이 제품은_신호등의 가독성을 좋게 하기 위해 디자인했다. 일반적인 신호등과 달리 이 신호등은 삼각형에서 빨간불, 원에서 노란불, 사각형에서 초록불이 들어와 더 알아보기 쉽다. 같이 작업한 3명의 디자이너는_인턴십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1년 정도 같이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는데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사이다. 셋 다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를 찾는 게 어렵지만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건 더 논리적이다. 웹진에 소개되고 나서_처음에 웹진에 소개될 때는 신기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이 이 제품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흡족하다. 웹진에 소개된다고 해서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웹진에 소개돼서인지 SBS 아이디어 경매쇼인 <아이디어 하우 머치!>에서 방송에 나와줄 수 있느냐고 연락한 적이 있다. 인상적인 반응_일반적으로 삼각형은 진행을 의미하는데 왜 정지를 뜻하는 빨간색 신호가 세모로 표시되어야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위험 표시를 대부분 삼각형으로 표시하므로 그렇게 만들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기가 막힌 잘 만든 디자인_전환주가 만든 RITI 프린터. 잉크 대신 커피 찌꺼기나 홍차를 이용해 인쇄하는 프린터다.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 할 수 있고 인쇄한 종이에서는 커피나 홍차향이 난다. 


 

 

 

경첩 달린 테이프
x-tape: hinge
박형민, 이정민

이 제품은_박스 테이프에 경첩 모양을 프린트했다. 박스 위에 경첩이 달린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포장이 좀 더 단단하게 된 거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무언가를 포장해 보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그리고 그걸 전달하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경첩이 테이프의 정중앙에 인쇄되어 있어 포장할 때 가이드라인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얀코디자인에 소개되었나_지인이 이 테이프를 보고 재미있다며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 블로그에서 다른 블로그로, 또 다른 블로그로 스크랩 되었고 얀코디자인까지 흘러가게 되었다. 웹진에 소개되고 나서_미국, 유럽, 아시아 사람들에게서 반응이 올 거라고 예상 했지만 다소 생소한 러시아나 아랍권의 블로거나 소매상에서도 문의를 해서 놀라웠다. 이런 반응에 힘입어 홈페이지(www.mmiinn.com)에서 테이프를 팔기 시작했다. 인상적인 반응_“이걸로 우리 남편 입을 막으면 좋겠다”는 어떤 아주머니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입술 사이에 가로로 정확히 붙여야 착시 효과가 배가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앞으로 디자인하고 싶은 것_디자인을 위한 제품이 아닌 디자인된 제품을 만들고 싶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에게 변화와 즐거움을 주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사슴뿔 의자
antler stool

김지윤


이 제품은_몇 개의 나무 조각으로 되어 있어 간단하게 조립할 수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의자에 앉은 사람의 머리 뒤에 뿔이 돋은 것처럼 보이며 그 뿔 부분에 모자나 스카프를 걸 수 있다. 인상적인 반응_이 제품은 뿔 형상을 이용해 의자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면서도 뭔가를 걸 수 있는 행어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디자인 뉴스 사이트인 디자인 플럭스(www.designflux.co.kr)에서 이 제품을 소개하면서 일본의 디자이너 신 아즈미의 나라(NARA) 컬렉션과 비교한 게 기억에 남는다. 사슴뿔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이 비슷하다. 이 제품이 있어야 할 곳_유머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스스로 생각해도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만든 디자인_테이커(Taker).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삽과 수레의 기능을 합친 제품이다.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우던 ‘문제 해결에 대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처음으로 실행한 프로젝트다. 이 디자인으로 2008년 레드닷 컨셉 디자인 어워드와 이프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아이디어를 얻는 곳_항상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그림을 그린다. 습관적으로 끄적대는데 거기서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도 있고, 실제로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느낄 때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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