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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버스'탄 박원순 시장 "위안부 합의, 새로 이뤄져야"

이름 심수연 등록일 17.08.18 조회수 453
“아이고 여기 계시구나.”

14일 아침 7시55분 출근길 시민들에 섞여 151번 버스를 탄 박원순 서울시장이 왼쪽 두번째 좌석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보고 반색했다. 버스회사 동아운수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일본대사관 앞을 지나는 버스에 소녀상을 싣고 달리는 첫날이다.

평화의 소녀상를 태운 운행 첫날 아침 버스를 탈 만큼 박원순 시장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연은 오래됐다. 변호사 시절인 1993년 미국 버클리대에서 이 문제를 주제로 강연한 박 시장은 2000년 12월 여성국제전범법정에 남쪽 대표 검사로 섰다. 지난해 8월에는 한일강제합병조약이 체결된 남산공원 통감관저 터엔 일본군 위안부의 뼈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기억의 터’를 조성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2013년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해, 피해자 생활 지원과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 사업 등을 해왔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모든 예산을 삭감했을 때도 서울시의 이 사업들은 남았다. 올해 7월엔 한국인 위안부 동영상을 처음으로 발굴하기도 했다.

‘세계 위안부의 날’인 이날 안국역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 10분 동안 소녀상과 함께 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박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과거 위안부 합의가 우리 국민의 정서상 수용되고 납득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일본 정부와 이견이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우리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유럽에선 (전범국인) 독일과 다른 나라 사이에 인권이나 전쟁의 피해에 대한 근본적 합의와 보상 조치들이 충분히 이뤄지면서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평화 체제가 형성되지 않았느냐. 일본과 주변 피해국 사이에 평화에 대한 더 근본적인 합의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151번 버스는 5대에 소녀상을 태우고 9월30일까지 운행한다.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소녀상은 10월부터는 대전, 전주, 대구, 목포, 부산에 설치된 다른 소녀상을 찾아가 옆의 빈 의자에 앉는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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