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의 대표이며, 대내적으로는 유엔의 6개 주요조직 중 사무국의 수장으로 사무국의 인사권과 행정의 최고결정권을 갖는다. 사무총장은 유엔의 수석행정관인 동시에, 국제 문제에 대해 판단하고 안전보장이사회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등 적극적인 국제정치 행위자로 활동한다. 또한 총회,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신탁통치이사회의 모든 회의에 유엔사무총장 자격으로 활동하며, 위임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유엔의 사업에 관해 총회에 연례보고를 한다. 이 같은 사무총장의 역할은 유엔헌장(UN Charter)에 잘 드러나 있다(제15장 제97-100조). 국제연합 설립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국제연맹이 드러낸 무력함에 대한 반성으로, 국제연맹의 사무총장과는 달리 유엔 사무총장에게는 ‘행정가’에서 더 나아가 ‘정치가’로서의 역할도 열어두었다. 따라서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정하고 해결해나가는 권한을 위임 받은 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의 복합성 때문에 초대 사무총장 트리그브 리는 유엔 사무총장직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이라 칭했다. 앞으로 살펴볼 테지만, 역대 사무총장들은 이러한 역할의 딜레마 속에서 국제정치적 상황과 자신의 가치관, 지향에 따라 그들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유엔 사무총장의 선출  유엔 사무총장은 특정한 자격요건이나 선출 절차 없이 대륙별 안배와 관례라는 비공식적 원칙으로 선출되어 왔다. 관례적으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지역 강대국들은 암묵적으로 기피해 중소국가에서 선출해왔고, 지역별 순환원칙이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무총장 후보는 안보리의 추천 절차를 거치는데, 안보리 국가 중 상임이사국 5국을 포함한 9개국의 찬성을 받은 후보가운데 최다득표를 하는 후보가 최종 추천된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의 비공식적 예비투표가 이루어진다. 안보리가 지명한 단일후보자에 대해 총회에서 토론이나 투표 없이 박수로서(by acclamation) 최종 선출되는 것이 관례다.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나 아직까지 3선 사례는 없다. 8명의 사무총장 중 6명이 재선에 성공했다. 제4대 발트하임 총장이 3선에 도전했지만 중국의 거부권행사로 실패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