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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의 와병이 진심으로 걱정되는 이유

이름 정아영 등록일 16.06.06 조회수 980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와 프랑스를 돌아보고 귀국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성과를 논하기조차 민망하다. 일단 청와대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3국의 북핵 공조를 견인했다는 자평을 하고 있지만 막상 아프리카 3개국이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모호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하던 사이에 일본에서는 G7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북한은 7차 당대회 이후 다방면적으로 대화를 제의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통해서 대북정책 전환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는 국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는 지역적으로도 초점을 한참 벗어났고 내용적으로도 진부한 ‘북핵 공조’의 반복이었다.

‘코리아 에이드’는 더 심하다. 각 나라별로 차량 3대에 음식과 의료기기를 싣고 돌리겠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급조된 느낌이 강하다. 지역 의료기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코리아 에이드’ 같은 순회 진료는 그 실효성이 거의 없다. 여기에 비빔밥 제공을 덧붙이니 이것을 개발협력이라 부르기도 차마 민망하다.

프랑스에서는 창조경제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한다. 사실 파트너십 구축은 국내에서 더 시급하다. 이미 4년째 창조경제라는 말을 듣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도무지 정체불명이기 때문이다. 간판은 창조경제라고 걸어놓고 하는 일은 개발독재 시대의 친재벌 정책뿐이었다.

국민들에게 이번 대통령의 순방은 외교나 경제 성과보다는 전자결재 거부권 행사로 더 기억되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에 대해 전자 결재를 통해 재가했다. 상시청문회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 해외순방 중 거부권 행사라는 꼼수를 꺼내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 사상 초유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를 해외 순방 중에 전자결재로 재가했던 경험이 있다. 민감한 국내 정치 사안을 해외에서 슬쩍 처리해버리는 것이 이제는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정치 옵션처럼 되어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순방 후 와병을 핑계로 복잡한 국내 정치 현안에서 발을 뺐던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은 와병을 이유로 1주일 동안 공식 업무를 미뤘었다. 당시는 성완종 리스트 정국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와병 정치’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난처한 일은 해외에서 전자결재하고 돌아와서는 와병을 핑계로 외면하는 대통령의 행보가 반복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좋지 않다. 대통령의 링거투혼이 발휘되어야 하는 장소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국내이기 때문이다. 여소야대를 만들었던 총선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더 이상 독주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 목소리였다. 아랑곳없이 하고 싶은 데로만 하려하니 꼼수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와병이 진심으로 걱정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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