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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민은 음주도 구속, 前官은 전과 6범도 석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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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선나은 | 등록일 | 16.05.15 | 조회수 | 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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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공권력이 서슬 퍼렇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 지침 이후의 모습이다. 출근길, 대낮 음주 단속은 기본이다. 동승자 처벌, 차량 몰수 등의 초강경 조치도 시행되고 있다. 4월 25일부터 2주일간 그 효과는 여실히 드러났다. 음주교통사고는 669건으로 이전 2주간 841건보다 20.5% 줄었다. 사망자도 13명에서 8명으로, 부상자도 1천365명에서 1천52명으로 줄었다. 단속되는 음주 건수도 10% 가까이 줄었다. 적발자의 행태나 직업이 천태만상이다. 함께 술을 먹고 운전을 부탁한 동승자가 입건됐다. 화물차 운전자를 데려와 술을 판 식당 주인도 입건됐다. 회식 후 부하 직원에게서 차 열쇠를 빼앗지 않은 상사도 입건됐다. 전남에서는 학교 교감이 술을 마신 행정실장 차량의 뒤에 앉았다가 입건됐다. 모두 화물차 운전자, 식당 주인, 회사 직원, 학교 선생님 등이다. 음주운전 엄단이라는 정부 방침에 신세 망친 이들이다. 공교롭게 이즈음 최유정 변호사가 구속됐다. 전해지는 범죄 사실을 전해듣는 서민들 입이 벌어진다. 2명의 사건 의뢰자로부터 50억원씩 10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한 사람은 거액의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나머지 한 사람은 거액의 투자 사기 사건을 벌인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전 대표다. 최 변호사는 이들을 집행유예로 석방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100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 최 변호사가 돈을 받은 뒤 취한 행동은 정상적인 법률 지원이 아니었다. 담당 재판부에 전화를 걸거나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선처를 부탁했다. 전직 부장판사였다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한 전형적인 전관(前官) 변론이다. 변호인의 재판부 접견 제한, 사전 면담 신청 등의 절차는 완전히 무시됐다. 재판 결과도 이상하게 나왔다. 송 전 대표는 사기 전과 6범의 동종 전과자다. 그런데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민에겐 자연스레 비교되는 두 모습이다. 단순 음주 운전은 사회 질서에 반하는 경(輕)범죄다. 원정 도박이나 사기는 국가 또는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중(重)범죄다. 그런데 음주 운전은 3번만 걸려도 차량을 빼앗긴다. 반면, 사기는 6번의 사기 전과가 있어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앞의 피의자들은 화물차 운전자, 직장인, 학교 선생 등 돈 없는 서민이다. 뒤의 피의자들은 큰 기업체 대표 등 돈 많은 기업인이다. 물론 정부의 음주운전 엄단과 최유정 변호사의 변론비리는 완전히 별개다.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동시대에 목격되는 사회현상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겠나. 법에 대한 신뢰를 버리고 싶지 않겠나.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좌절감에 사로잡히지 않겠나. <저작권자 ⓒ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너무나도 대조되는 두 처벌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오는 사회라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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