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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주노총 20년, 노동자 전체의 이익을 위한 연대를 하라

이름 김지숙 등록일 15.11.12 조회수 745
민주노총이 어제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앞으로 20년을 향한 비장한 결의를 밝혔지만 노동계 전체가 당면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지속되고 있는 ‘노동개악’ 시도가 외부로부터의 위기라면 비정규직 확대와 쉬운 해고라는 전면적인 노동탄압에도 총파업 결의 하나 자신 있게 못하는 무기력과 전략부재는 내부로부터의 위기라 할 수 있다. 그 사이 정부는 민주노총을 청년세대와 비정규직으로부터 고립시키는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규직 노조이기주의라는 비판에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민주노총은 2000년대 이후 비정규직과 사내도급을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냈고 비정규직 노조를 조직화하는 데 앞장섰다. 학교와 공공부문에서 12만2000여명의 비정규직을 노조로 조직화해낸 것도 민주노총이다. 주 5일제를 위한 선도적 문제제기,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논의 등 노동계 이슈를 의미 있는 사회적 의제로 발전시킨 민주노총의 그간 노력도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출범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20년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왜 현 시점에서 자신들이 노동자 전체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는지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1996년 12월 김영삼 정권의 노동법 날치기에 맞서 3개월간 끈질긴 총파업으로 노동법 개악을 막아낸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1998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와 근로자 파견법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법 개악에 동의한 원죄도 갖고 있다. 민주노총은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의 비용절감을 위한 지속적인 고용유연화에 효과적인 방패막이가 되지 못했고 일부 대공장 노조는 자신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비정규직의 희생과 고용불안정을 방치한 측면도 있다.

당장 현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선 대응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노총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이나 파견확대 방지, 실업급여제 등 비정규직에 절실한 과제보다 정규직 노조 중심의 ‘임금피크제’에 지나치게 집중한 측면이 없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민주노총은 투쟁일변도 중심의 낡은 운동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오히려 최근 연대와 단결이 필요할 때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깊이 새겨야 한다. 지금 민주노총에 필요한 것은 ‘말로만 비정규직 끌어안기’가 아니라 노동자 전체 이익을 위해 자신의 온몸을 불사른 ‘전태일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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