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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정원 출신의 ‘가짜 수료증’ 사기극은 서막에 불과하다

이름 김혜진 등록일 15.11.04 조회수 776

국정원 출신 인사가 중국과학원 한국교육원 원장 행세를 하면서 ‘가짜 수료증’ 장사를 한 사기극에 정부기관과 전·현직 고위관료들이 철저히 농락당한 사실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어제 경향신문 보도로 전모가 밝혀질 때까지 지난 2년간 사기극에 놀아난 정부 부처와 관료들 중 아무도 그의 정체를 의심한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일부 부처는 경향신문이 중국과학원으로부터 ‘한국교육원은 가짜’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알려줬음에도 ‘그럴 리가 없다’며 버텼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공동 주관기관으로, 특허청·중소기업청이 공식 후원기관으로 참여한 프로그램이 사기극으로 드러나면서 정부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당장 정부기관의 공신력을 믿고 1학기 600만원에 달하는 교육비를 지불하고 중국과학원 명의의 가짜 수료증을 받은 150여명의 수강생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학원도 가짜 수료증 장사에 한국 정부기관이 관련돼 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과학원은 내부 진상조사를 거쳐 베이징 한국대사관에 유감을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박근혜 정부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며 부패·비리와의 전쟁을 벌였음에도 관료사회가 얼마나 후진적인 학연·지연 등 인맥에 의존해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전직 과기처 장관 말 한마디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자존심과도 같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아무런 확인도 없이 이름을 빌려줬다. 또한 미래부·문화관광부·기획재정부·교육부·특허청·중소기업청의 장차관들은 온갖 인맥으로 얽혀 사기극의 들러리가 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서막에 불과하다. 국정원 출신 인사는 모스크바국립대 초빙교수라는 가짜 약력을 갖고 카이스트 겸직교수, 민주평통 상임위원,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등 온갖 대통령 직속의 자문위원 자리를 도맡았다. 2013년 11월에는 미래부 글로벌창업정책포럼 상임의장까지 맡아 박근혜 정부의 상징인 창조경제 전도사 역할까지 자처했다. 그는 날조된 약력으로 YTN 등 수많은 언론에 등장해 청년세대의 도전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전체가 그의 사기극에 놀아난 셈이다. 게다가 이 인사는 국정원 ‘댓글부대’ 의심을 받고 있는 용역업체 회장으로 지난해 12월 영입되기도 했다. 이 일련의 이상한 사건에 사정당국이 얼마나 신속하고 과단성 있는 조치를 취할지 지켜보겠다.         

출처- 경향신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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