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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英語 절대평가, 정권 바뀌어도 안 바뀔 입시 제도는 없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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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아현 | 등록일 | 15.10.31 | 조회수 | 1692 |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받으면 인원에 관계없이 1등급을 받는 절대평가제가 도입된다. 지금까지 9등급 상대평가 방식에선 상위 4%에 들어야 1등급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수능 영어에서 90점 이상 받은 수험생은 15.6%, 9만664명이었다. 작년과 같은 난이도가 유지된다면 1등급 인원이 4배로 늘어난다. 교육부는 "절대평가 도입으로 1~2점을 더 받기 위한 불필요(不必要) 경쟁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과목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학부모 고통이 심했던 것은 이해가 간다. 그렇다 해도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학습을 '불필요 경쟁'으로 규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부는 얼마 전엔 새 교육과정에서 수학 등 과목의 학습 내용을 줄여 학생들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가 학생들 학력(學力)을 떨어뜨리는 데 이 정도로 몰두하는 나라가 또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 무역 규모는 세계 8위이고, GDP 대비 교역량을 따지는 무역 의존도는 작년 75.8%에 달했다. 교역에 경제의 명줄이 달린 나라의 교육부가 '영어를 덜 배워도 좋다'고 외쳐대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교육계에서 '교육 선진국'으로 칭송해온 핀란드는 언어 체계가 영어와 다른데도 학생들 토플 점수는 세계 최상위권이다. 영어에서 1등급 인원을 종전의 4배로 늘린다고 해서 학생들 공부 부담이 줄어들지도 의문이다. 대학 입시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방법과 형태가 바뀔 뿐 '학습 능력 측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영어에서 변별력(辨別力)이 약해지면 대학은 국어나 수학 과목의 변별력을 높여 우수 학생을 걸러내려 할 것이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은 작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부 업무 보고 때 "영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영어 과잉 교육을 개선하라"고 했던 지시에 따른 정책이다. 지난번 정부 때는 '말하는 영어'가 대세라며 수능 영어를 폐지하고 회화 능력 측정 위주의 '한국형(型) 토플'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한국형 토플'은 없던 일이 됐다. 다음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영어 절대평가가 계속 살아남을지 알 수 없다. 입시 제도를 수시로 바꾸면 학생·학부모는 피곤해지는 반면 발 빠르게 대응하는 사교육 업체들만 돈을 번다. [출처]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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