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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분기 1.2% 성장이 서프라이즈 아닌 ‘빚 성장’인 걸 모르나

이름 이아현 등록일 15.10.31 조회수 1844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엊그제 3분기 경제성장률 1.2%에 대해 “서프라이즈하다(놀랍다)”고 말했다. “추경과 정부 소비 진작책 등의 효과가 ‘상당히’ 반영된 것”이라는 자평도 곁들였다. 갖은 부양책에도 0%대 성장에 그쳐온 점을 감안하면 총선을 앞둔 ‘정치인’ 최 부총리 입장에서 기다렸던 소식일 것이다. 하지만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한국 경제의 앞날이 가시밭길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지나치게 성과만을 강조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3분기 성장을 떠받친 것은 민간 소비다. 메르스로 인한 위축으로 0.3% 성장에 그쳤던 2분기의 기저효과가 컸다. 물론 추경으로 인한 정부 지출, 개별소비세 인하, 가계대출 확대 등으로 인한 건설·부동산 활황 등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와 가계의 ‘빚에 의존한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경제가 빚으로 지탱되고 있고, 앞날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얘기가 아니다. 정부·기업·가계 빚은 갈수록 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액은 지난해 37조원에서 올해 70조원을 넘보고 있다. 30대 그룹의 22%, 상장사(금융 제외)의 30%가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이다. 정부 부채도 증가속도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여기에 성장을 짓누르는 구조적인 요인과 대외환경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미래 불확실성, 고용 불안, 주거비 급증 등이 소비를 짓누르고 있다. 부양책이 끝나는 내년이면 소비절벽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수출 역시 그동안 0%대 성장에서 3분기에는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중국 경제의 둔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같은 대외 악재도 산적해 있다. 최 부총리 스스로 “3.1%인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자인할 정도이다.

총선에 출마하려는 최 부총리가 성과물을 자랑하고 싶겠지만 경제수장이라면 허물이나 정책 부작용까지 진솔하게 얘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최 부총리는 빚내 집 사라고 얘기한 적 없다고 하지만 가계부채의 심각성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 기업 구조조정을 강조하는 것이 기업부채가 경제 전체를 엄습하는 것을 막으려는 뜻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기업과 가계 부채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5%와 88%에 달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부채 역시 현재의 증가속도라면 몇 년 뒤 제2의 일본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과도한 빚이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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