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전여고 사회토론부 A.O(Approve Opposite) 의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A.O는 정치, 경제, 문화, 방송, 환경 등 다방면에서의 사회적 이슈에 관한 주제로 논의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입니다.
<사설> ‘기금운용 독립’ 논의보다 ‘낙하산’ 제거가 먼저 |
|||||
---|---|---|---|---|---|
이름 | 정혜빈 | 등록일 | 15.10.29 | 조회수 | 7640 |
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던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결국 물러났다. 논란의 불씨였던 홍완선 본부장도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만 자리에 남는 쪽으로 정리됐다. 국민연금 내홍은 이로써 봉합됐지만, 기금운용 담당 조직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최 이사장이 11월3일 임기가 끝나는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를 통보하자, 관할 부처인 복지부가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사퇴를 거부하는 이사장에게 장관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벌어졌다. 임면권에 관한 모호한 규정이 갈등을 더욱 키웠다. 최 이사장의 사퇴로 ‘기금운용본부 독립’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로서는 지금이 독립 주장을 밀어붙일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간 복지부와 홍 본부장은 ‘독립’을, 최 이사장은 ‘독립 반대’를 주장하며 맞섰다. 복지부는 이미 7월 정책토론회에서 독립적 공사화를 뼈대로 한 안을 공개한 바 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현재 500조원 남짓한 적립금 규모는 2034년이면 2500조원으로 크게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는 막대한 자금이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동시에 연금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선 안정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기금운용 조직을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의 공사로 독립시키자는 주장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공단에 매인 현행 틀에선 민간 금융전문가가 제구실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민의 노후자산인 국민연금의 속성상 끝까지 지켜야 할 원칙이 안정성과 사회적 역할이다. 독립법인을 만든다고 반드시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최선의 카드가 무엇인지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논의가 무작정 ‘독립 찬성이냐, 반대냐’의 양자선택으로 흐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건, 정치권 등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기금운용 조직의 틀과 문화를 뿌리내리는 일이다. 각각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현 경제부총리라는 튼튼한 뒷배를 둔 이사장과 본부장의 기싸움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크다. 제아무리 독립법인을 만들고 민간 전문가를 중용한들 낙하산 인사가 요직을 꿰차고 외부 입김에 휘둘린다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
이전글 | <사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저서의 왜곡 출판 파문 |
---|---|
다음글 | <사설> ‘정상화’ 기대 크지 않은 한-일 정상회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