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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적성 아니면 배관공 하라”는 미국, 대학에 목매는 한국

이름 오혜원 등록일 14.11.18 조회수 10159
미국의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대학 졸업자와 배관공을 비교한 말이 화제다. 그는 “자녀의 학업 성적이 아주 뛰어나지 않지만 사람 다루는 재주가 특별하다면 배관공이 최고의 직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명문 사립대학에 연간 학비로 5만∼6만 달러를 내고 공부하는 대신에 배관공을 직업으로 택하면 대학졸업자 못지않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이 대학에 가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데도 대학만 가면 잘살 것처럼 너도나도 대학을 갈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미국 뉴욕에서 배관공의 연봉은 우리 돈으로 평균 2억2000만 원이다. 웬만한 대학 졸업자보다 많은 돈을 번다. 집집마다 깔린 배관을 수리하는 일은 컴퓨터와 기계로 대체할 수 없어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도 배관공의 일자리가 사라질 걱정은 없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금, ‘물수능’ 때문에 실수로 한 문제를 더 틀렸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재수 삼수까지 생각할지 모른다. 이런 교육열이 계층 상승과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 진학률이 71%에 이르는 현재는 대학을 나와도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신세다. 최근 4년제 대학 졸업자의 20%, 전문대 졸업자의 50% 이상은 고졸 평균 임금보다 적은 돈을 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발표도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는 사교육으로, 입학 후에는 스펙 쌓기로 지출하는 돈과 사회적 낭비가 심하다. 꼭 대학을 가야겠다면 ‘간판’보다 전공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취업률 60% 이상인 전공 37개 중 90%는 의료 보건 공학 계열이고, 서울 상위권 인문계열보다 지방대 공학계열 취업률이 훨씬 높다. 대학 이름만 보고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집착하기보다 졸업 후를 생각해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실속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데 대한 인식을 바꾸고, 진학과 취업은 언제든지 순서를 바꿀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인생 100세 시대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일직선으로 가기보다 기술자가 된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공부를 더 하겠다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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