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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상승’ 악재로만 봐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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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명주 | 등록일 | 14.09.05 | 조회수 | 1970 |
원화값 상승’ 악재로만 봐야 하나? 16일 원-달러 환율이 1020.1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13일) 종가보다 2.3원 오르면서 1020원 선을 회복했지만, 큰 흐름으로는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이다. 지난 3월21일 이후 이날까지 원화 가치는 5.6% 올랐다.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 등으로 당분간 이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환율시장의 이러한 움직임을 보는 시선은 대체로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여건의 악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환율 시장엔 수출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내수 기업, 정부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최근 원화가치 상승을 놓고 따져봐야 할 네가지 포인트를 추려봤다. 원화값 상승에도 줄지 않는 수출 수출이 감소할지 모른다는 게 원화값 상승에 대한 가장 큰 우려다. 이는 다른 나라 통화에 견줘 우리 돈의 가치가 뛰면 수출품의 값도 비싸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우리 제품의 수출이 준다는 논리에 서 있다. (…) 원화가치 상승으로 피해보는 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원화값이 갑자기 뛰면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글로벌화한 대기업들은 충격이 크지 않다. 이는 수출 대기업들의 국외 생산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달러로 표시된 제품 가격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원화값이 뛰면 달러로 받는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꾸면서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이런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 여러 나라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대기업들은 제품을 수출입하면서 환율 변동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한겨레>의 분석 결과, 2012년 기준 우리나라 기업들의 국외생산비중(국외 현지법인 매출액/국내외 법인 매출액)은 18%에 이른다. 현대차가 지난 1~5월 생산한 자동차 208만대 가운데 61%는 국외에서 생산됐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 비중은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국내 수출의 32%를 차지하는 중소·중견업체들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환율의 급변동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원화값 상승의 수혜자는 소비자와 내수기업 돈에 대한 국내 가치의 변동이 물가라면, 환율은 우리나라 돈의 국외 가치 변동을 뜻한다. 환율이 중요한 것은 국외 가치의 변동이 국내 가치의 변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의 수입가격이 상대적으로 더싸져, 국내 에너지 소비자는 더 싼값에 휘발유 등을 사서 쓸 수 있다.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을 포함한 총수 입물가지수(원화 기준)가 지난해 5월 102.5에서 지난달 6.8%나 떨어진 95.49를 보였다. 이는 원화값 상승으로 물건의 수입가격이 낮아지면서 나타난 환율효과가 크다. 기름 등 원자재뿐만 아니라 설비투자에 필요한 정밀기계와 부품 등을 수입하는 기업들도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혜택을 누린다. ‘고환율’(원화값 하락)의 혜택은 소수의 수출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이 보지만, ‘저환율’(원화값 상승)의 혜택은 다수의 소비자와 내수 기업들이 보는 구조다. 고환율 유지에 매년 수조원의 세금 투입 정부나 한국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뒤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원화값 상승을 막은 때가 많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온 달러를 정부나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사들여야 한다. 달러를 사들일 때풀린 원화 통화량의 증가를 흡수하려 채권을 발행하는데 거기에 따른 이자를 물어야 한다. 이는 세금으로 국민이 부담하는 비용이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위해 운용하는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입은 손실(금리 차이 기준)은 2011~2013년 13조5267억원에 이른다. 외평기금 ‘조달금리’(외평채 금리)보다 ‘운용금리’(미국 국채 등에 투자)가 낮기 때문에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다. 일부에선 이를 정부가 수출 대기업에 준 ‘보조금’으로 부른다. 류이근 방준호 기자, <한겨레> 2014-06-17,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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