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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은행, 청탁금지법 '찬바람'…후원액 반 토막
이름 신유정 등록일 16.10.31 조회수 689
공공기관 '눈치 보기' 여파 올해 유난히 '꽁꽁'

춘천 연탄은행 10월 후원 작년 대비 절반 수준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문화가 올해 유난히 '꽁꽁' 얼어붙고 있다.

시행 한 달째 접어든 청탁금지법에다 서민의 겨울나기 필수품인 연탄 가격 인상과 맞물려 더욱 냉골이다.

연탄은행 창고는 벌써 영하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극빈층 겨울나기를 돕는 연탄은행이 된서리를 맞았다.

어려움을 겪던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가 가장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청탁금지법에 묶인 공공기관 '눈치 보기'로 후원이 감소해 연탄은행마다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춘천 연탄은행은 올해 2천 가구에 연탄 40만 장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모금된 연탄은 2만7천 장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된 연탄 6만 장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이달 재개식을 전후해 식당 등 영세업자들이 십시일반 내놓은 연탄은 지난해 6천 장에 달했지만, 올해는 1천 장에 그쳤다.

춘천의 각 식당에 내놓은 돼지 저금통도 텅 비었다.

대략 6천 장 가까이 보관할 수 있는 연탄은행 창고는 1천300장밖에 없다.

그나마 이번 주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할 연탄도 외상으로 준비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가구당 800장씩 약 2만 장은 족히 있어야 하지만 텅 빈 창고에 속만 태우고 있다.

속초 연탄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연탄 배달 봉사를 하는 전담 봉사 인력이 지난해부터 활동을 중단해 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동 준비가 본격화하는 다음 달부터 1주일에 3∼4차례 배달을 해야 하지만 평일 봉사자가 없다.

강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올해 모금실적은 좋았지만,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10월에 실적이 뚝 떨어졌다.

10월 모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금회 관계자는 "기부를 해도 되는지, 얼마까지 기부해야 하는지 질문들이 먼저 있는 걸 보면 상당히 위축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영수증을 주고받는 등 절차를 밟는 기부행위는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사실이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정해창 춘천연탄은행 대표(목사)는 "배달을 하다 보면 연탄 한 장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생명과 같다는 걸 느낀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이웃들이 올겨울이 춥지 않도록 생명운동의 마음으로 동참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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