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토론부

기전여고 사회토론부 A.O(Approve Opposite) 의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A.O는 정치, 경제, 문화, 방송, 환경 등 다방면에서의 사회적 이슈에 관한 주제로 논의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입니다.

다 큰 성인들의 불안...한국은 지금 `어른학원 시대`

이름 선나은 등록일 16.05.15 조회수 796
“최근 1년여간 학원을 5개 다녔습니다. 문과여서 외국어학원에서 토익과 HSK(한어수평고시) 준비를 했고 한국어·한국사와 각 기업에서 시행하는 직무적성시험 학원까지 다녔습니다. 취업 준비하는 친구들도 보통 4~5개의 학원을 다니는 것 같습니다.”(대학 4학년 최모씨·25)

“기계공학 엔지니어로 그동안 연구실 속에서만 살다보니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요식업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지난해 연구직을 그만두고 요리학원을 찾게 됐습니다. 부모님이 하시는 음식점을 보다 전문적으로 꾸려갈 생각입니다.”(전직 연구원 엄모씨·41)

‘학원 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학원이 달라지고 있다. 교육당국이 학원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5년간 학원 숫자를 집계한 결과, 취업난과 조기퇴직, 고령화 등 요인으로 성인대상 학원은 급증하고 있다. 반면 학생인구 감소와 입시제도 변화로 초중고 학교교과를 가르치는 학생 대상 학원은 줄어든 가운데 입시학원만이 증가했다. 인구구조와 한국 경제의 체질 변화가 야기하는 우리 사회 내부의 변화는 역설적으로 학원가 업태 변화에서 그대로 읽히고 있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을 관통하는 장수의 축복은 취미 학원으로, 고령취업의 부담은 재교육 학원으로 ‘어른’들을 단련시키고 있었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입시학원 수는 줄어들지 않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입시제도의 변화가 학생과 학부모들을 더욱 입시학원에 의존케 하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학령인구 감소’ 불구 입시학원만 늘어, 외국어·예능학원은 감소 = 최근 5년간 학원가의 변화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초·중·고교 교과과목을 다루는 학생대상 입시학원이 증가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대상 학원이 대부분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2010년말에 3만7375개였던 입시학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5년 3만8635개로 3% 가량 늘었다. 반면 5년전 8888개에 달했던 학생대상 외국어학원은 19%나 줄었고 음악 등 예능학원도 8% 감소했다. 2010년에 1001만명이었던 학령인구는 5년새 11%나 줄어 887만명이다.

학생수가 줄었는데 입시학원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입시를 중심으로한 교육정책이 자주 변하면서 학생수 감소에도 수요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시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74%까지 확대되고 입학사정관제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바뀌는 등 입시가 복잡해졌다. 반면 학생대상 외국어학원이 급감한 것은 고입·대입에서 한때는 토익·토플 등 공인외국어시험이 반영됐으나 현재는 일부 외국어특기자전형을 제외하고는 금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현재의 고2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영어과목에 절대평가가 적용돼 영어학원 추세적으로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입시제도의 변화가 많고 복잡해지면 아무리 시험이 쉽게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져 학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며 “이에따라 컨설팅학원 등 새로운 수요가 생겼고 영어학원은 입시제도 변화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취업난·조기퇴직, 배워야 산다’ 성인 취미·외국어학원 증가 = 학생대상 학원과 달리 성인대상 학원은 늘어나고 있다. 무용·화술·공예·댄스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이 5년전과 비교해 66%가량(2010년 808개→2015년 1344개) 늘었다. 기계·전기 등 산업기반기술 또는 이·미용, 조리 등 산업응용기술 등을 다루는 직업기술학원은 2010년(3754개)에 비해 지난해말(4153개)에는 11% 증가했다. 외국어학원은 33%(2010년 420개→2015년 559개), 성인대상 독서실은 63%(2010년 194개→2015년 316개)나 많아졌다. 외국어학원과 독서실의 경우 학생대상은 줄어드는 반면에 성인대상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성인학원의 증가추세는 취업난과 조기퇴직 그리고 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팍팍한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준비생은 토익과 HSK(한어수평고시) 등 외국어학원 외에도 한국사 등 스팩이 될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학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김모씨(27)는 “실제로 학원을 다니면 성적을 단기간에 얻을 수 있어 학원을 찾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학원에서는 모든 시험 등을 위한 대비가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조기 또는 상시퇴직이 점차 보편화되며 퇴직 이후의 제2의 삶을 위한 재교육을 위해 학원문을 두드리는 50~60대 중장년층도 늘어나고 있다. 한 스피치학원 대표는 “과거에 커피숍, 베이커리 등 자영업을 하려고 했던 중장년층 퇴직자들이 이제는 재교육을 받고 자신이 역량을 쌓은 분야에서 강의 등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용어 설명] 학원 : 학원은 크게 학생대상(학교 교과 교습학원)과 성인대상(평생 직업 교육학원)으로 나뉜다. 학생대상은 입시·외국어·예능(음악·미술 등) 등으로, 성인대상은 직업기술·외국어·고시(편입 등)·취미(댄스· 공예 등) 등으로 분류된다.개인기를 만들기 위해 또는 취미 개발 등 삶의 안식처로 학원을 찾는 성인도 많다.

[강봉진 기자 /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가닥…기념곡 지정은 미지수
다음글 [단독] 책임론 선 그은 정부 "살균제 배상, 개별 소송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