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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동물 사료관리 식품법 적용 서둘러야

이름 송세연 등록일 15.10.28 조회수 748

식용동물 사료관리 식품법 적용 서둘러야

22일 한국식품안전연구원 미디어 워크숍에서 전문가 발표 및 토의

 

식품안전시스템에 사료 관리 포함하는 건 세계적 추세
식품안전망 통해 ‘독성의 순환 고리’ 차단 필요

[생활정보]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광우병 촛불시위가 일어난 지 올해로 만 7년이 된다. 이 기간 동안 당시의 열화와 같은 광우병 반대 목소리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제도적 대비책이 마련돼 있을까. 국내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수입 쇠고기에 대한 감시대책은 제대로 가동될는지 몰라도 국내에서 키우는 소의 사료에 대해서는 감시망이 미흡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우병은 원래 소에게 먹이는 동물성 사료에 문제가 있어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현대 축산업에서는 대부분 소에게 인공사료를 먹이고 여기에 성장을 돕기 위한 단백질 보충제를 첨가한다. 이 단백질 보충제로 가축 도축시 나오는 내장 같은 동물 부산물을 쓸 때, 거기에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이 들어가 있다면 소가 광우병(소해면상뇌증, BSE)에 걸리게 된다.

양에게 발생하는 스크래피, 사슴 종류에서 발생하는 광록병도 광우병과 비슷한 종류다. 따라서 스크래피에 걸린 양의 부산물을 소 사료로 쓰면 소가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 영국에서는 광우병으로 죽은 소의 사체를 퇴비로 써서, 그 퇴비로 자란 식물을 먹은 사람이 인간 광우병(vCJD)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보고돼 있다.

광우병이 문제가 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도축된 소의 위험한 부위는 식용이든 사료용이든 수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유럽연합과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는 식품 관련법에 관련 조항을 넣어 이를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사료 관련법으로만 이를 다루고 있다.

주요 국가들, 광우병 사태 후 식품안전시스템에 사료 관리 포함

우리나라는 식용동물 사료 원료를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사료 원료에는 항생제, 호르몬, 살충제, 화학비료 성분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사료를 먹은 소나 닭 등을 사람이 오랫동안 섭취하면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오상석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원장(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은 10월 22일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이 주최한 '식용동물 사료의 관리현황과 안전성' 미디어워크숍에서 "사료는 가축을 키우는 데만 멈추지 않고 사료를 먹은 가축을 사람이 섭취한다는 점에서 식품법에 따라 관리를 해야 한다"며, "단순히 규제를 강화한다는 측면보다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고 오해나 억측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우병으로 큰 곤욕을 치른 영국과 EU에서 시작된 사료의 안전관리는 전 세계적으로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에 포함돼 관리되고 있는 추세다. 오교수는 "이 같은 시스템은 현재 미국, EU, 영연방 국가 등에서 적용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도 자국의 식품위생법으로 일부 중요사항을 관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에는 사료 안전관리에 대한 조항이 존재하지 않고 있어 국민건강을 위해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가축 사료에 첨가된 물질로 인해 국내 외에서 문제가 된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007년 중국의 사료수출기업들은 유해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첨가된 애완동물 사료와 돼지, 닭 사료를 미국 등에 수출해 애완동물 4000여마리가 이 사료를 먹고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듬해 국내에서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완두콩 전분찌꺼기가 들어간 양식 어류와 개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멜라민은 식품용이 아닌 공업용 첨가물로 같은 해 중국에서는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를 먹은 영유아 4명이 사망했고, 5만여명이 신장결석이나 신부전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2009년에는 수입된 중국산 육수농축액 등에서 국내에선 사용 금지된 천식약 성분인 클렌부테롤이 검출됐다. 중국에서는 클렌부테롤이 첨가된 사료로 키운 돼지의 장기를 먹고 중국인 수십명이 식중독에 걸린 것으로 보도됐다.

선진국에서도 사료첨가물 파동이 간간이 빚어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2011년 다이옥신에 오염된 계란이 유통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조사 결과 2010년 11월부터 한달간 다이옥신이 들어간 동물 사료 첨가물이 25개 사료 생산업체에 공급돼, 최대 15만톤에 이르는 동물 사료에 다이옥신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에서는 닭 사료에 발암물질인 비소가 첨가돼 사람들이 수십년 동안 비소가 함유된 닭고기를 먹어온 사실이 2013년에 밝혀졌다. 미국 파이자의 자회사가 만든 록사손이라는 닭 사료는 미국 내에서는 판매를 중지했으나 회사측은 외국에서 규제가 없다면 판매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동물이 먹는 것을 사람이 먹는다

조윤미 대표(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미디어 워크숍 발표에서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우리는 동물이 먹는 것을 먹는다', '독성의 악순환'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식용동물 사료가 소비자 안전 이슈가 되는 것은 기축이 먹는 것을 소비자가 먹게 되고, 이 사료가 안전하지 않을 경우 독성이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대표는 "식용 닭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비소가 들어간 항생제와 의약품을 닭에게 먹일 경우 비소는 닭의 간에 축적되며, 항생제는 닭에서 기생하는 박테리아에 대해 항생제 내성을 키워 이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다른 박테리아에 수평 전이돼 슈퍼박테리아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소 역시 인체에 많이 흡수되면 두통, 지각이상, 빈혈 등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정승헌 건국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미디어워크숍 발표를 통해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어, 축산물 생산을 위한 사료의 안전성과 가축 사육의 친환경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며, "유해물질에 의한 사료의 오염, 이들이 가축에 미치는 영향, 축산물에의 잔류 정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현장 실상황에 입각한 과학적인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 예방과 위생 그리고 차단이 적절히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우려를 씻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유해사료에 대한 법 규제만으로는 사료의 안전성이 확보될 수 없으며 사료 제조에 관여하는 종사자들의 인식 제고와 품질관리 기술 및 유해성분 분석기술 향상에 대한 부단한 연구개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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