➊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 준비가 안 돼 있어 혼란스럽다 현재 대입 전형은 매우 복잡하다. 전문가들로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런데 앞으로는 수능 유형이 2가지가 되면서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두 유형의 난이도 차이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유형 선택을 놓고 눈치를 보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수능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수험생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와 교사도 혼란스러워한다. 선택형 수능이 어떤 방식으로 치러지는지 또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바뀐 제도를 무작정 따르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 ➋수험생 부담이 늘어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진다 선택형 수능은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려고 만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난다. 한 입시전문업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선택형 수능을 준비하면서 학습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자는 4.7%에 불과했고, ‘늘었다’는 40.2%, ‘그대로다’는 55.1%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부담도 ‘줄었다’는 응답자는 1.9%뿐이었고, 오히려 ‘늘었다’는 대답이 36.4%로 높게 나왔다. ➌교육 평등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선택형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선 우열반을 편성해야 한다. 굳이 우열반이란 단어를 쓰지 않아도 난이도가 낮은 A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열’반, 난이도가 높은 B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우’반으로 편성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열반이 만들어질 것이다. 우열반 도입은 교육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까닭으로 끊임없이 비판받아왔다. 그러나 선택형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선 학교에서 어쩔 수없이 우열반을 편성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만일 학교에서 우열반을 도입하지 못하게 강하게 규제한다면 수험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선택형 수능은 공교육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게 만들거나 사교육 의존도만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➍고교 서열화를 심화시킨다 난이도를 달리 해 수능을 치르게 하면 고교 서열화가 심화될 수 있다. ㄱ학교가 ㄴ학교보다 B형을 선택한 학생의 비율이 높다면 자연스럽게 ㄱ학교가 더 좋은 학교로 인식될 것이다. 그렇잖아도 현재 자사고, 국제고, 외고 등의 학교가 많이 생겨 고교 서열화가 심화된다며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 수능마저 난이도에 따라 선택을 하게 함으로써 고등학교간 학력 격차를 지원자 숫자로 객관화하면 고교 서열화는 고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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