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다 같이 만들어가는 5학년 7반.
7월 1주의 5학년 7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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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박소정 | 등록일 | 21.07.05 | 조회수 | 36 |
<6월 28일 월요일> 저희 반에서 가장 먼저 진도를 다 나가는 과목은 음악이 될 것 같습니다. 단소 수업을 2학기로 미뤘기 때문인지, 벌써부터 끝날 조짐이 보입니다. 이번주 음악 시간들은 내내 뮤직비디오 만들기를 할 생각이고, 오늘은 다양한 뮤직비디오들을 보며 활동에 대한 안내를 했습니다. 그림에 자신이 없다고 내지 않을 아이들을 대비하여 성장평가라는 말도 하고요. 평가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아이들은 "우리도 이거 할 거예요?" "다른 반은 이런 거 하던데!" 라며 자기들끼리 웅성거립니다. 연예인들의 뮤직비디오나 다른 학교에서 한 뮤직비디오들을 보니 기대가 되는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만들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학급회의로 정해봐~ 라고 할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간이학급회의로 정하거나 투표를 하는 것이 많다 보니, 아이들도 익숙해져서 "어떤 노래로 할지 학급회의 해요!" 라고 외치기도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사실 내심 흐뭇하기도 했습니다.ㅎㅎ 하지만 어떤 노래가 결정되든 싫어하는 아이들이 나오기 쉬울 것 같아 이번에는 제가 안예은의 '문어의 꿈'으로 결정해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다행히 금세 노래를 좋아하고 따라 불렀습니다. 너무 좋아해서 음악을 1교시가 아니라 4교시쯤으로 바꾸어 넣을 걸 그랬나... 싶었더라니까요. 쉬는 시간에도 다른 수업 시간에도 "나는 문어~" 하면서 흥얼거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약간 후회가 되면서도 저 또한 기대됩니다.
<6월 29일 화요일> 월요일에 보았던 수학 5단원 평가의 오답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보통 수학 문제 오답 정리 시간은 3시간으로 잡는데, 5단원 평가는 응용 문제보다는 기본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에 2시간으로 잡아두었습니다. 또한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오답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저한테 "선생님, 저희도 칠판 앞으로 나가서 문제 풀고 싶어요!" 라고 슬슬 요구하기에, 그럼 이번 시간을 활용해볼까 싶었습니다. 따라서 먼저 아이들에게서 모르는 문제들을 질문 받고, 한 문제에 2~3명씩 나가서 칠판에 식을 쓰고 설명하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칠판에서 쓰는 식을 보면서 "아~" 하는 친구들도 있고, "선생님, 저 이제 알았어요!" 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는 것을 보면 어째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가... 싶기도 합니다. 친구가 하는 설명이니까 더 집중이 잘 되는 걸까요? 그래도 저도 나름 반 아이에게서 "선생님이 설명해주시니까 이해가 됐어요." 라는 평도 들은 적 있는 사람이니까요!ㅎㅎ
<6월 30일 수요일>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5번은 들은 질문입니다. "선생님, 저희 오늘 '문어' 해요??" "네, 해요~" 아이들이 월요일부터 기다리고 기대했던 문어의 꿈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활동이 4~5교시동안 들어있던 날이었습니다! 1~2교시는 실과였는데 아이들이 "선생님, 음악을 1~2교시로 하면 안 돼요?" 라고 3번은 졸랐던 것 있죠. 제가 "그래도 마지막 시간을 재미있는 걸로 보내야지~" 라며 4~5교시로 밀어붙였습니다. 월요일에 음악을 1교시로 했다가 하루종일 문어의 꿈을 들었던 경험도 교훈으로 삼아서요.ㅎㅎ 나름 오늘 실과 수업도 동물 기르기 차시여서 재미있는 것이었는데, (오죽하면 수업시간에 조금만 봤던 참고 영상도 아이들이 계속 틀어달라고 부탁해서 쉬는 시간 내내 틀어주기도 했습니다.) 2일을 기다렸던 '문어'에 비하면 덜했던 모양입니다. 4교시에는 파트 분배에 대한 설명과 파트 뽑기를 했고, 4교시 중반~5교시까지 내내 뮤직비디오 장면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말도 하지 않았는데 가져온 채색 도구들을 꺼내고 자리마저 넓거나 편한 곳으로 옮기는 걸 보니, '정말 기대했구나...' 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더 재미있으라고 교탁 위에 '신청곡' 이라고 적은 종이를 올려, 아이들이 적은 음악들을 순서대로 틀어주기도 했습니다. 결과물은 7월 5일 오늘 카카오톡 채널에 올렸으니, 확인해보셔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7월 1일 목요일> 원래 화요일~수요일 종례 시간이 되면 제가 "이번주 목요일 미술에는~" 이라고 말하면서 무엇을 할지 미리 안내합니다. 그런데 이번주는 그게 없었다보니, 아이들이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제게 묻습니다. "선생님, 오늘 미술 시간에 뭐 해요?" 저는 각 수업 시간에 무엇을 할지 다 칠판에 써두는데도 말이에요. '미술: 전통미술vs현대미술 비교' 라고 써두니 어떤 실기를 할지 예상이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번 미술 시간은 실기가 아니라 감상 수업이었거든요. 그래도 모처럼의 미술인데 감상만 하는 것은 저도 아쉬워, 수업이 빨리 끝나면 간단한 민화 컬러링을 할 계획이기도 했습니다. 별 것 아닌 색칠놀이인데도,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이론 수업만 아니면 되는 건가~ 싶습니다.ㅎㅎ 또한 국어 시간에는 낱말의 짜임을 이용하여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어보는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본래 교과서에 나와있는 보드게임이 있었고, 이것을 하려고 주사위까지 미리 주문해둔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뒷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소근거리더니 자기들끼리 '외래어를 말하면 지는 게임'을 하는 것 있죠. 아무리 그래도 수업시간에 방해되는 행동이라 제지를 한 다음, "그럼 너희 교과서에 있는 보드게임 할래, '훈민정음 놀이' 할래?" 라고 물어 표를 더 많이 받은 훈민정음 놀이를 모둠별로 하게 했습니다. 준비 하나도 없이 갑작스럽게 추가된 게임이라 조금 걱정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교과서에 있던 보드게임보다 더 즐긴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니, 가정에서도 즐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7월 2일 금요일> 과학도 담임 선생님이 맡은 진도는 끝이 보입니다. 오늘은 '첨단 생명 과학이 우리 생활에 활용되는 사례'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교과서에는 대표적으로 페니실린, 암 치료제 같은 사례가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페니실린은 그동안 아이들이 많이 이야기하기도 했어서, 저는 코로나 19 백신과 관련된 수업으로 진행을 해보았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분야라 수업 전에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그래도 어렵더라고요. 결국 그나마 시각 자료가 잘 준비되어있는 영상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하는 수업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지나치게 어려운 부분은 끊고 다른 자료로 대체하는 등으로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몰입했던지 제가 영상을 끊으니까 "아~~ 조금만 더 봐요!" "어려워서 끊은 건데? 다른 걸로 볼 거야!" "그래도 괜찮아요!" 라고 외칩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화제이다보니, 어려워도 흥미로운 모양입니다.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는 수업이었습니다. 또한 오늘 진행했던 6교시 체육은 놀랍게도 1학기 담임체육 중 최고였다는 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동안 '가장 재미있던 담임체육'은 '가가볼'이라는 대체 스포츠였거든요. 그런데 오늘 이후 그게 뒤바뀌었습니다. 오늘 했던 체육은 '종합 씨름 5종'이었습니다. 손뼉씨름, 손가락씨름, 팔씨름, 무릎씨름, 돼지씨름의 경기장을 교실 곳곳에 만들어두고, 아이들이 짝을 바꾸어가며 원하는 씨름을 하러 다니는 놀이였습니다. 사실 이번 수업은 조금 급하게 준비하기도 했고, 허리씨름은 없앴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힘을 쓰다 보니 혹시나 우는 아이가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수업 전에 엄포를 꽤 많이 놓았습니다. 다치지 마라, 싸우는 사람 나오면 즉시 체육 종료할 거다 등이요.) 그런데 힘이 센 아이도 힘이 약한 아이도 잘 어울려다녀서 저도 지도하면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웃는 얼굴로 "선생님, 오늘이 1학기 체육 중에서 최고였어요!" 라고 말하며 하교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어, 저도 행복하게 일주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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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전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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