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7반

우리 손으로 다 같이 만들어가는 5학년 7반.

  • 선생님 : 박소정
  • 학생수 : 남 11명 / 여 15명

6월 4주의 5학년 7반

이름 박소정 등록일 21.07.05 조회수 11

<6월 21일 월요일>

 음악 시간에 당김음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악기와 관련된 학원에 다니지 않는 이상 아이들에게 생소하고 이해하기 힘들 개념이라 개인적으로 걱정했던 수업입니다. 음악을 들어본다고 해도, 사실 강박과 약박이 많이 티가 나는 건 아니니까요. 실제로 제가 일부러 강박 부분에서 가사를 세게 발음해도, 아이들이 알쏭달쏭한 얼굴을 많이 했고요. 그런데도 제가 워낙 반복을 많이 시켜서 그런지, 수업 마지막에 "당김음의 셈여림이 어떻게 된다고?" 라고 물으니 큰 소리로 "약 강 중강 약!!" 이라고 외쳤던 아이들이 많아 놀라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사회 시간에는 교실에서 인권을 침해당한 경험에 대해 익명으로 사례를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름은 쓰지 말라고 했더니 기어코 이름을 쓰겠다며, 이름이 안 된다면 별명이라도 쓰겠다고 주장하는 아이들도 몇 명 있었습니다. 왜 실명으로 해야 하는 활동은 익명으로 하고 싶어하고, 익명으로 해야 하는 활동은 실명으로 하고 싶어하는지 의문입니다.ㅎㅎ 포스트잇에 사례를 적어 제출한 다음, 제가 랜덤으로 뽑아서 읽으려니 아이들이 "선생님, 라디오처럼 읽어주세요!!" 랍니다. 못 들어줄 것도 없어서 (하지만 저도 어색해서 몰입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전주온빛초등학교 5학년 7반 라디오입니다~" 라고 일부러 말투까지 바꾸어 읽어주었더니 "선생님 너무 어색해요!!" 라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래요, 너희들이 즐거웠으면 선생님도 좋아요...^^

 

<6월 22일 화요일>

 국어 8단원에는 문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일어와 복합어에 대한 내용인데요. 교과서가 워낙 예쁘게 나와줘서 아이들이 어려움을 느낄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문법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까봐 동기유발로 맞춤법 퀴즈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에 K-pop 노래 가사를 이용하여 맞춤법 퀴즈로 만든 영상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반응이 훨씬 좋아,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선생님, 맞춤법 퀴즈 봐요~" 혹은 "다른 것도 또 해요!" 라고들 요청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문제를 또 틀리는 친구들도 여전히 있지만, 점점 고쳐나가는 친구들도 있어서 나름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교과서에 있는 활동 대신 '제시어가 들어가는 낱말 많이 만들기' 게임을 했습니다. 제시어가 '국'이라면, '국물', '국밥,' '국자'처럼 말이 되는 낱말들을 제한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는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국' 같은 걸로 했지만, 아무래도 수업시간에 들어가는 활동이다 보니 후반부 제시어는 '풋-' '-꾼' '-꾸러기' 같은 어려운 단어들로 넣었는데요. 애들이 "선생님, 단어 없는데요!?" 라고 말하면서도 열심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까 굉장히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6월 23일 수요일>

 실과는 3단원을 먼저 끝내고 2단원으로 돌아와, 식물 가꾸기 이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4월 말에 1인 1화분으로 나누어주었던 식물들의 근황을 물었더니, 해맑게도 "시들었어요~!" "곰팡이가 폈어요!" 라고들 발표하는 것 있지요.ㅠㅠ 그래도 아직까지도 살아있다던가, 그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식물들로 함께 가꾸고 있다던가 하는 말 또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날 실과 시간에 판서를 한가득했더니, 배움공책을 열심히 쓰는 친구들은 그걸 또 다 옮겨적었더라고요. 쉬는시간에 저한테 와서 "선생님, 저 전부 적었어요!" 라고 자랑스럽게 말해주는 게 귀여웠습니다.

 

<6월 24일 목요일>

 국어 시간에도 KWL을 활용하여 나름대로 재미있게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미술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주 미술에서는 찰흙으로 인물의 동세를 표현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기본 재료인 찰흙과 나무젓가락은 제가 제공했고, 있으면 더 좋은 철사나 고무찰흙은 원하는 친구들만 선택적으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제 생각보다도 더 다양한 포즈들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랜절(물구나무를 서서 절을 하는 자세) 만들어도 돼요?" 라고 묻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몸통 뼈대로 쓰라고 주었던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찰흙 인형을 아예 허공에 띄운 아이도 있었습니다. 만든 작품들은 복도에 있는 사물함들 위에 전시를 해두었습니다. 교실 옆에 있는 컴퓨터실을 이용하기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도 신기하게 구경하고, 동학년 선생님들도 "선생님, 7반 애들 찰흙 인형 잘 만들었던데요?" 라며 칭찬해주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만질 수 있는 공간인 만큼 훼손이 될 가능성도 크지만, 생각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보고 간다는 점이 꽤 좋았습니다.

 

<6월 25일 금요일>

 음악 시간인지 국어 시간인지 모르겠다는 평을 받은 국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ㅎㅎ '경험을 활용하여 글 읽기' 수업이었는데요, 교과서에 있는 글의 주제가 우리나라 전통 악기였던지라, 원격으로 음악 시간에 진행했던 우리나라 전통 악기 수업을 상기하기도 하고 실제로 신기한 국악기를 연주하는 영상들도 많이 보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국악기 연주 영상이 가장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1분 이내의 연주 영상들이 유튜브에 많이 올라와있기도 하고, 아이들도 보면서 신기했는지 "우와!" 소리가 여러 번 나왔습니다. 특히 호랑이처럼 생긴 '어'를 연주하거나, 활을 끼워 다양한 음높이를 연주할 수 있는 '해금'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또한 KWL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했는데, 글이 생각보다 알차서 W(알고 싶은 것) 부분에 썼던 질문들을 거의 다 해결했던 것이 교사로서는 가장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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