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7반

우리 손으로 다 같이 만들어가는 5학년 7반.

  • 선생님 : 박소정
  • 학생수 : 남 11명 / 여 15명

4월 3~5주의 5학년 7반

이름 박소정 등록일 21.04.30 조회수 14

전면 원격수업이었던 주들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학교에 별로 나오지도 않은 것 같은데 4월이 끝났습니다.

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1.5단계로 내려가 다행입니다.

이렇게 내려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월 12일 월요일>

 미술에 과학에 온책읽기에. 교과서를 잘 쓰지 않는 수업들이 가득한 날이었네요. 아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수업은 뭐니뭐니 해도 담임과학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날 4교시에 현미경 4개 정도를 교실로 가져와서 해캄과 짚신벌레를 직접 관찰했거든요. 아무래도 방역 관리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5학년 전체 12반 중에서는 우리 반 포함 4반만 하는 거라고 생색을 냈는데, 더 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ㅎㅎ 아이들에게 관찰 전 손 소독제를 한 번씩 사용하게 하고,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반 아이 한 명이 그걸 듣자마자 당장 복도에 있는 걸 가져와서 애들 한 명 한 명에게 다 뿌려주더라고요.ㅠ) 라텍스 장갑과 살균물티슈를 나누어주고, 현미경을 들여본 다음에는 반드시 렌즈를 닦을 수 있도록 하며 한 줄씩 서서 관찰을 진행했습니다. 현미경 배율이 낮아서 더 크게 관찰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고 말해준 아이들이 있어 뿌듯한 수업이었습니다.

 

<4월 13일 화요일>

 어제는 담임과학이 있던 날이었고, 오늘은 5교시에 전담과학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수업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과학은 항상 재미있어 합니다. 특히 오늘은 과학 전담선생님께서 5학년 아이들 전체에게 무려 머그컵을 사주신 다음 열변색 실험을 한 날인데, 저희 반 아이들이 어찌나 열정적이었는지 점심시간이 10분이나 초과되었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요.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제가 놀라서 "얘들아, 우리 밥 먹으러 가야 하는데, 줄 안 서???" 라고 몇 번을 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한테 마구 자랑을 하기도 했는데, 어째 미술 수업을 했을 때보다 더 꼼꼼하게 만든 것 같기도 했습니다.ㅎㅎ 저도 능청스럽게 "재미있었겠다~ 선생님도 만들고 싶다, 부럽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4월 14일 수요일 (원격)>

 저희 반 아이들이 수업 중에서 가장 활발해지는 시간은, 의외로 게임 활동보다도 '경험을 말하게 했을 때'인 것 같습니다. 5교시, 다른 아이들이 다 들어오기 전에 선생님한테 떡볶이 브랜드 한 번 추천해달라고 말했더니 채팅이 쉴 틈도 없이 올라옵니다. 원격수업은 평소에 말을 잘 하지 않는 친구들도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보니, 다양한 아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에 저도 신이 나버려 떡볶이 브랜드 하나 가지고 몇 분을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습니다.ㅎㅎ 정작 5교시 수업이었던 사회는 오늘 우리나라의 기후에 대해 배우는 어려운 내용이었는데~~~ 천천히 여러 번 반복했던 노력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4월 15일 목요일 (원격)>

 원격수업은 장단점이 정말 뚜렷한 것 같습니다. 또다른 장점으로는 디지털 자료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특히 사회처럼 디지털 교과서가 잘 되어 있는 과목은요. 여러 색깔이 합쳐져 있는 지도를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사회는 우리나라 기온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등온선이 그려진 지도를 설명할 때 디지털 교과서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만약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복습을 하신다면, '에듀넷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해보시는 건 어떤지 추천드립니다.

 또한 저는 화상 6교시로는 수학을 많이 배치합니다. 아이들이 다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수학과 관련된 넌센스나 심화 문제를 하나씩 내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더 좋더라고요. 심심하면 '선생님, 문제 내주세요.' 라고 채팅에 쓰기도 하고요. 아이들 수준에도 맞고, 공부하는 단원과 1%라도 연관이 있는 문제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걸 풀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아이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흐뭇해집니다.

 

<4월 16일 금요일 (원격)>

 오늘은 저로서도 조금 실험적인 수업을 한 날입니다. 음악 수업 중에 '원하는 관악기를 하나 조사하는' 활동이 있는데, 이걸 해보려고 음악을 화상수업시간으로 옮겼습니다. 교실에서 핸드폰을 활용하는 수업은 핸드폰이 없거나 핸드폰을 놓고 와서 못 하는 아이들이 생기는데, 화상수업에서 이런 인터넷 조사 활동을 하면 1인 1전자기기는 반드시 갖고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온라인 메모보드를 하나 마련해서, 아이들이 글을 쓰면 실시간으로 메모지가 추가됩니다. ...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숙제로 넘어갔고, 이 게시글을 쓰고 있는 4월 30일 아직까지도 이 숙제를 하지 않은 친구들이 몇 명 있습니다...ㅎㅎㅠ. 앞으로는 아예 글을 쓰고 화상수업방을 나가게 해야 할까봐요.

 

*

 

<4월 19일 월요일>

 금요일 음악시간에 여러 가지 관악기들에 배웠는데, 아이들이 이걸 많이 헷갈려하는 눈치라 1차시를 더 배정했습니다. 사실 관악기 종류 구분은 어른들도 많이 힘들어하잖아요. 저도 특히 비슷하게 생긴 악기들이 따로 있으면 고민을 꽤 해야 합니다.ㅎㅎ 그래서 이번에는 관악기 이름을 기억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관악기 이름 빙고 놀이와 선생님이 이름을 말하는 악기 카드 집기 놀이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빙고를 생각보다 더 재미있게 하더라고요. 너무 익숙한 놀이라 아이들이 지루해할 줄 알았는데... 말하는 사람을 랜덤 프로그램으로 결정하는 것이 꽤 스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즉석에서 빙고 놀이만 여러 번을 했네요. 이름 자체는 아이들에게 잘 기억된 것 같아서 저는 좋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유튜브 세대'라고들 하죠. 게다가 요즈음 TV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일부러 맞춤법을 파괴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 여기다 보니, 맞춤법에 취약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저희 반은 물론, 5학년 전체가요. 그래서 이번에 국어에서 문장의 호응관계에 대해 배우는 김에 동기유발로 '네이버 맞춤법 퀴즈'를 즉석에서 해봤는데, 꽤 열정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어른이 어려워하는 문제들도 나오니, 가정에서도 아이와 함께 경기처럼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4월 20일 화요일>

 아이들이 그렇게 기대하고 기대했던 실과 식물 가꾸기 시간이었습니다!!! 저번주부터 아이들이 교사용 옷장 앞에 있는 상자를 보고 "선생님, 이게 뭐예요?" "식물이에요? ㅇ반도 이거 했던데~" "저희도 이거 해요? 언제 해요?" 얼마나 물었는지 모릅니다. 다른 반 선생님들 말씀을 들어보니, 개구리알이 불어나는데 시간이 꽤 걸린대서 1교시와 6교시에 실과를 배치하는 특이한 시간표가 되었네요.ㅎㅎ 1교시에는 개구리알을 물에 담아놓고, 남는 시간 동안 이론을 해보려 했었는데... 이게 뭐라고 40분 내내 시간이 걸린 건지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 복잡할까봐 한 분단씩 보낸 게 시간이 걸린 요인이었을까요.ㅠㅠ 개구리알을 담은 컵들은 일부러 선생님 책상 옆에 있는 여분 책상 위에 다 같이 올려놨었는데, 아이들이 하루종일 신경을 쓰고 쉬는 시간마다 들여다보면서 "선생님, 제 개구리알 이만큼이나 커졌어요!" "물이 모자라요, 더 받아와도 돼요?"를 물어보더랍니다. 그래요, 너희들이 재미있다면 다 됐다.

 6교시에는 식물을 옮겨 심어야 하니까, 점심시간에 교실 바닥에 신문지들을 펼쳐놓고 그 위에 화분들을 올려놨습니다. "선생님이랑 같이 이거 할 사람?" 물으니까 너도나도 "저요!!!!!" 라고 외치는 그 모습이 정말 고맙고 기쁩니다. 화분을 엎고, 식물들만 골라서 뿌리에서 흙을 털어냅니다. 생각보다도 더 많은 아이들이 신문지 주변에 둘러 앉아서 같이 해주니, 6교시 전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4월 21일 수요일>

 저는 사실, 제 경험을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한 편입니다. 특히 마무리를 짓는 것이 힘들어서,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회 자연재해 수업 시간에 제가 고등학생 때 친구와 함께 태풍을 뚫고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하교했던 이야기를 했더니, 이번에도 마무리가 흐지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많이 웃어주더라고요. 수업에서보다 여기에서 더 반응이 좋으면 어떡해~ 싶으면서도 기뻤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자기 경험을 이야기해보라고 했더니 손도 안 들고 그 자리에서 마구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저희 반은 항상 마음이 더 앞서서, 제가 "손 들고 얘기해야지!" 라고 말하지 않으면 손을 드는 아이들이 굉장히 적더라고요.ㅠ 이건 앞으로 더 연습해야겠습니다.

 

<4월 22일 목요일 (원격)>

 그래요, 학교에 있는 책을 집으로 가져가라고 하면 분명 안 가져가는 친구들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이럴 줄 알고 정말 몇 번이나 강조해서 말을 했는데도 항상 이렇게 되네요. 온책읽기를 화상으로도 해보기 위해서 책을 가져가라고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6명은 더 놓고 간 것 같습니다.ㅠㅠ 오늘뿐만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하면 100%의 아이들이 다 교과서를 가져가고 가져오거나 숙제를 할 수 있을까요... 일일이 검사를 하기에도 한계가 있으니 고민이 깊어집니다. 책을 놓고 간 친구들에게는 그동안 교과서에 있는 다른 글들을 읽어보라고 했고, 그 친구들을 위해 책에서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길게 잡았더니 1교시가 뚝딱 흘렀습니다. 이렇게 국어 진도가 늦춰집니다. 아직 엄청 느린 것도 아니라 걱정은 하고 있지 않지만, 슬슬 신경은 써야겠어요.

 

<4월 23일 금요일 (원격)>

 이번주 금요일 1~2교시 화상은 미술이었습니다! 이것도 나름대로의 시도였습니다. 미술 준비물도 항상 놓고 오는 친구들이 몇 명 생기니까ㅠㅠ 집에서 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바로바로 준비물들을 조달할 수 있고, 활동이 끝나는 대로 캠에 자기 작품을 자랑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바닥에 엎드려서 물감을 짜는 애들의 색다른 모습도 보이더라고요.ㅋㅋ 데칼코마니와 마블링이라는 쉬운 기법을 연습하는 시간이었기에 가능한 수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너무 쉽다 보니 채팅에 "선생님 다음에는 뭐해요?" "선생님 다른 건 언제 해요?" 라며 재촉하는 친구들도 생겼던 날이네요.ㅎㅎ 

 

*

 

<4월 26일 월요일>

 제가 수업준비로 유독 바쁜 날이었네요! 4~5교시 음악 때 진짜 장구를 치기 위해 5층 음악자료실까지 왔다갔다 하고, 6교시 담임체육 때에는 운동장에 나가기까지 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임을 확인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겠네요. 그래요, 아이들이 신이 났다면 제 그 날 학교 생활은 50%는 성공한 거죠.

 그동안 배웠던 세마치, 굿거리 장단과 이번에 새로 배울 자진모리 장단을 직접 연주해보기 위해 장구를 두 개 빌려 왔습니다. 그 이상은 제가 관리하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2개만 빌려왔을 때도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어찌나 시끄러웠는지.ㅎㅎ 조금 더 약하게 연주하라고 했는데도 힘 조절이 안 되는 친구들도 있었네요. 그렇지만 여력이 된다면, 그리고 아이들도 규칙을 더 잘 따라준다면 1인 1장구도 한 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릎장단만 하는 것과 진짜 장구를 쳐보는 것은 다르니까요. 다음에 기회를 더 봐야겠어요~

 

<4월 27일 화요일>

 어제 운동장에 나가서 놀았던 게 그래도 좋기는 했는지, 오늘 5~6교시 미술 시간에 사진을 찍는 것을 알고 있던 아이들이 아침부터 제게 와서는 "선생님, 사진 밖에서 찍을 거예요?" 라고 묻습니다. 저는 어제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집합시키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렸던 나머지, 교실에서 할 생각이었거든요. "아니요~ 교실에서 할 거예요." 라고 대답했더니 "아~ 밖에서 하면 안 돼요?" 몇 명이서 동시에 조르기 시작합니다.ㅋㅋㅠㅠ 제가 "어제 밖에서 했다가 난리였잖아요~" 라고 설명하니 오늘은 잘할 거라고 정석적인 말을~~ 그래도 아이들이 원하는데 이런 것 정도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아이들에게 물어본 다음에 4~5교시로 미술을 옮겼습니다. 6교시에 운동장으로 나가니까 하교시간이랑 겹치다보니 시간 조절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4교시에는 교실에서 이론을 하고, 5교시에는 운동장에서 과제를 해결한 다음에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가자~ 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나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조형원리를 찾아 사진으로 찍는 과제였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도 훨씬 더 잘 찾아주더라고요. 저도 운동장에서 과제를 하는 아이들을 무작위로 찾아가서 "사진 찍었어? 선생님한테 보여줘. 여기에 있는 조형원리가 뭐야?" 라고 문제를 냈더니 학습도 잘 되었고요. 과제가 끝난 아이들은 자유시간을 가져도 괜찮다고 했다가, 제가 술래를 하고 아이들이 운동장 전체에서 도망다니는 술래잡기도 한 판 했습니다. 저는 한 판만 하고 금세 지쳐서 벤치에 쓰러졌지만ㅋㅋ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고 몇 판을 더 했어요. 운동장에서 바로 급식실로 갔더니 (급식실에도 세면대와 손 소독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5학년 중에서 가장 빠르게 밥을 먹었던 기억도 아이들에게 좋게 남은 것 같습니다. 이런 날만 더 있었으면 좋겠네요~

 

<4월 28일 수요일 (원격)>

 화상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저와의 화상은 1교시가 마지막이었습니다. 5교시에는 전담 선생님께서 들어가시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1교시에 알림장을 포함한 온갖 안내사항들을 미리 말했더니, 정작 수업은 별로 못했던 것 같네요. 그리고 5교시는 평소보다 10분 일찍 들어오라고 했더니, 이걸 그새 잊은 친구들이 많아서 전화도 가장 많이 한 날이었습니다...ㅠㅠ 그래도 매번 화상에서 담임 선생님만 보다가, 전담 선생님을 zoom도 아니고 e학습터에서 보니 신기했는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네요.

 걱정 많았던 화상 수업들이 어쨌든 무사히 끝나서 다행입니다. 항상 도움 주시는 학부모님들 감사합니다.

 

<4월 29일 목요일 (오후등교)>

 아침부터 "선생님, 영상이 안 떠요~" "네, 8시 45분부터 떠요~" / "선생님, 오늘 몇 시에 등교해요?" "11시까지 등교해요~" 라는 연락들을 받으며 4교시 직전까지도 걱정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 잘 나오겠지...? ㅠㅠ

 그리고 저도 방금 전까지 잊고 있던 것을 지금 게시글을 쓰면서 막 생각해냈습니다. 맞다, 우리 화상수업이 없어도 아침조회는 했었지...!! 어쩐지 목요일 아침에 "선생님, 저희 조회 언제 해요?" 라고 전화가 한 번 왔더라고요. 저는 이게 오늘 화상수업 아닌데 화상수업 있는 줄 알고 착각했거니~ 생각하며 "우리 어제가 화상 마지막이었잖아~! 이제 조회 안 해요~!" 라고 대답했는데... 저보다 기억력이 더 좋은 친구였던 거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문제는 이렇게 전화 준 친구를 제외하고는 전부 잊었던 것 같지만요ㅋㅋㅋ 다음주는 원격이 없으니, 다다음주부터 아침조회를 재개해야겠습니다...... 이제라도 기억해내서 다행이에요.ㅠ

 원래 6교시에 예정되어있던 유연성 테스트가 기구 문제로 취소되어서, 오늘 마침 어린이날과 영어체험센터와 내일 수업 준비물 문제로 이야기할 것도 많으니 잘하면 수업은 하루종일 국어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들이 "네~~???" 라고 반응합니다. 말이 3교시지, 실제로 국어수업을 하는 시간은 비슷할 텐데 말이에요.ㅎㅎ 그래도 덕분에 조금 밀려있던 국어 진도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6교시가 시작되니까 "선생님, 정말 국어 해요??" 라고 묻는 것이 귀엽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4월 30일 금요일 (오후등교)>

 오늘도 아침부터 몇 시에 등교하냐는 전화를 받으며 시작했네요! 그래도 시간표를 착각해서 결석하는 친구가 없어 정말 다행입니다. 오늘 사회 시간에는 제가 며칠 전부터 이야기해두었던 자연재해 (유사)VR 체험을 했고, 수학 시간에는 크기가 같은 분수로 카드 뒤집기 게임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VR이에요??" 라고 기대를 잔뜩 하기에, 제가 "너희들이 기대하는 만큼 재미있지는 않을걸...?" 이라고 후퇴를 해버리기도 했네요.ㅋㅋ 정말 VR 기기를 가져오면 재미있었겠지만, 저희 반에 그만큼의 기기를 26개 구매할 재력은 없으니까요...ㅠㅠ 알림장에 쓰여있던 대로 핸드폰에 다운을 미리 받아온 친구들은 개인 활동을, 핸드폰에 다운받았지만 실행에 실패했거나 다운받는 걸 잊었거나 핸드폰을 가져오지 않은 친구들은 영상으로 함께 했습니다. 인상 깊었던 건 정말 집에 있던 VR 기기를 가져와버린 친구 두 명이었네요. 저도 처음 보는 기기였기에 진심으로 놀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친구들은 정말 재미있게 활동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책상을 전부 뒤로 밀고 넓은 공간에서 수업했었는데~ 집중력이 그만큼 흩어지더라고요.ㅠ 다음에는 좀 더 탄탄한 계획으로 수업을 짜놓아야겠습니다. 오히려 간단한 게임을 한 수학 시간이 더 수업이 잘 되었던 것 같다고 느껴지니, 저 혼자 힘 써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4월이 끝나고 5월이 됩니다. 재량휴업일, 영어체험센터, 교통도우미 등 신경 쓸 일이 조금 더 많은 달입니다. 아이들과 항상 안전한 나날을 보내고자 합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셨으면 합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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