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4반

2학년 4반 화이팅!-!

  • 선생님 :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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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관리사

이름 이성현 등록일 19.03.10 조회수 6

건물 관리의 책임자

요즘 공인중개사만큼 자격증 취득의 열기가 높은 직업이 ‘주택관리사’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던 시절엔 많이 지어서 공급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 이미 지어놓은 집을 잘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주택관리사라고 하면 딱딱한데, 쉽게 말해 근처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소장을 맡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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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은?

주택관리사는 아파트 주민들이 결정한 일을 집행하는 책임자이자, 아파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리더다. 서울 서초더샵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는 김광석씨는 10년 경력의 주택관리사다. 아파트 1층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 달력에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보일러·조명업체 입찰 날짜 등이 빼곡히 적혀 있다. 책상엔 화재나 비상 환자가 발생했을 때 대처법 등의 자료가 비치돼 있다.

아파트에는 법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라는 주민자치기구가 있다. 보통 한달에 한 번 회의를 열어 아파트에서 어떤 사업을 할 지, 돈을 얼마나 쓸 지 결정한다. 김 소장은 여기서 결정된 사항을 실행에 옮긴다. 예를 들어 주민들이 보일러와 조명 업체를 어떻게 정할 지 가이드라인을 주면, 그에 따라 입찰을 진행하고 사업이 끝날 때까지 관리한다.

서초더샵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김광석씨가 사무실에서 입찰 관련 자료를 들춰보고 있다. 벽면에 일정이 빼곡한 달력이 보인다.

평소 아파트에 문제가 없는지 둘러보는 일도 주택관리사의 업무다. CCTV, 주차장과 게시판, 전기시설, 화단 등을 순찰하면서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주택관리사는 아파트에 정전, 화재 및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할 책임을 맡는다. 김 소장은 “119를 불러서 위급한 환자를 병원까지 인솔하고,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가 단순한 돈벌이로 의료 행위를 하는 게 아니라 목숨을 구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듯이 우리도 입주민의 행복한 삶에 기여한다는 데서 만족을 느낀다”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 분쟁이나 민원이 발생해도 주택관리사가 원만한 해결에 나선다. 민원은 ‘층간소음이 심하다’, ‘아래층에서 담배 연기가 올라온다’, ‘애완견에 줄을 매지 않고 다니는 주민이 있다’ 등 다양하다. 관리사무소로 민원이 접수되면 주택관리사는 게시판에 주의 문구를 붙이거나 안내방송을 하는 등의 대처 방안을 결정한다.

주택관리사는 사무와 전기 설비, 주차 관리, 청소 등 다양한 직종의 아파트 직원들을 감독하는 역할도 한다. 김 소장의 아파트는 경비와 청소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 직원이 37명이나 된다. 주택관리사에게는 이들을 원만하게 이끌 리더로서의 자질도 필요하다.

서초더샵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김광석씨가 직원들과 함께 아파트 내부 CCTV가 잘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되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20대~30대에 하긴 어렵다. 젊은이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통솔하고 주민들 사이의 이견을 조율할 경륜을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주택관리사도 대부분 40~50대다.

가장 흔한 코스는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가 중년에 접어들면서 제2의 직업으로 주택관리사를 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행정, 기술직으로 일해 온 사람이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관리소장으로 승진을 꾀하거나 부동산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 뒀다가 전문성과 인맥을 활용해 전업하기도 한다. 부동산 업종에서 일한 사람은 관련 업무 지식이 있다 보니, 자격증을 따는 데에도 유리하다. 이밖에 군인처럼 퇴직이 빠른 직업군에서도 제2의 직업으로 선호도가 높다.

주택관리사는 정년이 없기 때문에 60대 이후에도 일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주민들이 젊은 관리사무소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로 계속 일하긴 쉽지 않다. 성별로는 남성이 다수지만 여성도 20~30%를 차지한다.

주택관리사 자격증 시험은 1년에 한번 치러지는데 7월에 1차, 10월에 2차를 본다. 1년에 합격생이 1000~2000명 정도다. 1차 과목은 민법, 회계원리, 시설개론이다. 1차를 합격하면 주택관리관계법규와 공동주택관리실무 2과목으로 2차를 본다. 요즘은 변별력을 강화해 2차 시험에 서술형 주관식 문제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처음 자격증을 딴 사람에겐 주택관리사(보) 자격이 주어진다. 주택관리사(보)는 500가구 미만의 중·소규모 아파트에서만 관리소장을 맡을 수 있다. 작은 아파트 단지에서 3년동안 경험을 쌓으면 정식으로 주택관리사가 된다. 그 후엔 5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일할 수 있다.

서초더샵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김광석씨가 아파트의 전기시설이 잘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있다.

주택관리사는 아파트에 따라 고용방식이 다르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직접 고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주민들이 아파트를 관리하는 전문 위탁업체에 용역을 맡긴다. 주택관리사는 이러한 위탁업체에 이력서를 내 적임자로 뽑히면 업무 계약을 맺는다. 통상 계약 기간은 2년이나 3년이다. 주택관리사는 공식 채용 과정을 거치기보다,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 취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김 소장은 “일자리가 나면 업계에서 알고 지내던 동료를 소개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쪽에 열심히 인맥을 만든 사람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처우와 전망

현재 주택관리사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다. 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주택관리사 합격자 수는 4만7000여명. 하지만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는 1만5000여개에 불과하다. 공급 과잉 문제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매년 새 아파트 단지는 100여개 남짓 늘어나는데 반해, 주택관리사(보) 합격자는 1000~2000명씩 배출되기 때문이다. 일자리보다 구직자가 많다 보니, 처우가 점점 좋아진다고 말하긴 어렵다.

월급은 250만~300만원 정도가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 한달에 400만원 이상 주는 아파트도 있고, 열악한 곳은 250만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고 한다. 김 소장은 “혼자 벌어서는 자녀를 키우고 노후를 준비하기 쉽지 않아서 맞벌이를 하는 주택관리사가 많다”고 했다.

계약이 2~3년마다 이뤄지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이직을 쉽게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고용이 불안정하다. 계약 기간 내에 아파트에 좋지 않은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주민들을 만나느냐도 근무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민 대표들의 입김이 강해 주택관리사가 하는 일에 일일이 간섭하거나, 주민들 사이의 다툼이 크게 일어난다면 일하기가 만만치 않다. 김 소장은 “아파트 단지가 크고 작고는 업무량에 큰 차이가 없다. 주민들 사이에 분쟁이 없고 평화로운 곳이 일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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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주택산업의 포커스가 ‘신축’보다 ‘관리’에 맞춰질 것이기 때문에 직업 전망은 어둡지 않다. 한국은 전체주택 1488만 가구 중 절반이 넘는 867만 가구가 아파트(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일 정도로 아파트가 일반화된 나라다. 주택관리사가 관리하는 건물의 영역도 주택에서 상가, 사무실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주택관리사들에게는 중장기적으로 과잉공급 상황을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를 개척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를 위해 아파트의 리모델링이나 수선, 자산 관리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주민들 간의 커뮤니티, 취미생활을 지원하는 등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주택관리사의 업무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단순히 시설만 관리하는 주택관리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춘 주택관리사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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