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2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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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배움의 공동체 구름반!
  • 선생님 : 진영란
  • 학생수 : 남 9명 / 여 10명

4월 21일 나들이

이름 진영란 등록일 21.04.21 조회수 13
4월 21일 갑자기 더워진 봄날에 다시 만난 우리

"선생님! 제 수수가 이만큼 컸어요"
아이들이 각자 집에서 키워 온 화분을 들고, 나를 맞아준다. 지훈이는 싹이 안 난다고 강낭콩 씨앗을 캐서 사진까지 찍어서 올렸었는데 제일 튼튼하게 키워왔다.
새싹 소식을 제일 먼너 알렸던 단하도 사과참외를 앙증맞게 키워왔고, 동현이는 튼실한 옥수수 모종을 가지고 왔다.
호박이랑 땅콩, 다른 강낭콩들은 아직 싹을 틔우지 못했다. 내일은 땅콩을 까서 물에 담궈볼 예정이다. 그렇게 하면 싹이 빨리 올라온다고 한다.
아이들이 키워온 화분은 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었다. 올망졸망 작은 생명체들이 사랑스럽다. 날마다 화분을 들여다보고, 물을 주고, 기뻐하고, 좋아했을 아이들 얼굴이 선하다.
"선생님, 여기 감자싹이 났어요!"
우리가 심은 감자싹이 드디어 올라왔다. 감자는 덩이줄기여서 북을 주어야하는데, 오늘 싹을 관찰했으니, 내일은 싹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다시 흙을 덮어 줄 예정이다.
준이가 심어준 무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어여쁜 연보라빛 무꽃이 빨리 피었으면 좋겠다. "이게 무야!" 역시 몸으로 직접 경험한 준이는 그 아이의 이름을 잊지 않고 있었다.
5월 6일에 김성호 선생님과 작가와의 만남을 갖기로 되어 있다. 김성호 작가님은 새아빠로 더 잘 알려진, 의대 교수님이시다. 지금은 새를 관찰하고,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글을 쓰시는 작가일을 주로 하고 계신다.
딱따구리와 동고비를 아주 오랫동안 관찰하고 책을 쓰셨는데, 오늘 우리도 새를 관찰하기 위해 나들이를 나섰다. 한전 뒤 야트막한 산을 오르는데 아이들 숨이 차오른다.
힘은 들었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우리 마을은 참으로 정겹다.
"저기 진초가 있네요. 우리 집이에요!"
각자에게 의미 있는 장소를 찾느라 분주하다.
1분간 눈을 감고, 새소리, 바람소리를 느껴보았다.
올라가는 길이 힘들었던 만큼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고, 중심을 잡기도 힘들다. 자칫하면 밤가시가 있는 곳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무척 긴장을 하고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밤가시에 찔리는 아찔한 경험이 나중에 어떻게 기억될까?
올라가는 중간중간 딱따구리 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먼저 내려간 친구들, 위에서 천천히 내려온 친구들이 딱따구리를 보았다고 들떠서 좋아한다. 새가 사는 곳에 놀러간 우리는 새 소리를 듣기 위해 조용히 하려고 노력했지만, 흥분한 아이들의 마음은 쉬 가라앉지 않는다.
2주 동안 친구들을 못 만났다가 오늘에서야 보았으니, 얼마나 좋았겠나? 웃고 이야기하는 중에 물까치 몇마리와 까치, 날다람쥐를 보는 행운을 얻었다. 다시 산으로 들어간 아이들은 끝내 딱따구리를 만나고 돌아왔다.
"내일도 또 나들이 가요!"
나들이가 무척 좋았나보다. 그렇지 않아도 김성호 작가님을 만나기 위해 새 관찰을 꾸준히 할 계획이었는데 아이들이 먼저 제안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내일은 나도 딱따구리를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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