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앓은 B형 간염은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3명(2.5~3%)이 앓고 있다. 예방 백신이 나오기 전(8~10%)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B형 간염으로 간부전, 간경화, 간암 등 중증 질환을 앓는다.

만성 B형 간염은 대부분 명확한 증상이 없이 조용히 진행돼 증상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다.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로 병의 진행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간내과 교수는 “간 수치가 상승하거나 바이러스 활동이 있으면 간암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를 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며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애매한 상황이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훗날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베토벤은 자신이 간 질환에 취약한 바이러스와 유전자를 가진 줄도 모르고 무엇이 그리 괴로운 것인지, 말년에 과도한 음주를 하다 세상을 떴다. 그것도 운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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