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FA 2023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개화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는 의료, 배송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 영역에 필요한 로봇 기술들과 시제품이 등장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되고 있는 IFA 2023에는 다양한 로보틱스(Robotics) 기업들과 기관들이 참여해 전시공간을 꾸렸다. IFA 주최측이 마련한 ‘로보틱스 허브’ 공간에는 AI 기반 로봇 비서를 비롯해 가정용 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 헬스케어 로봇 등이 총출동했다.
중국의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Unitree) 로보틱스는 이번 IFA에서 4족 보행 로봇인 ‘유니트리 고(Go) 2′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4D 라이다(Ladar)를 장착해 전후방 360도 시야로 사물을 식별하며, ARM 기반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해 정보처리 능력을 끌어올렸다. 현장 유니트리 관계자는 “이전 제품에 비해 배터리 성능을 150% 개선했으며 로봇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거의 없애 보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유니트리 고2는 관람객과 악수를 하거나 지시에 따라 앉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로봇은 도로를 비롯해 계단, 산악 등지에서도 보행이 가능하며 모든 날씨에서 산업 현장의 운송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산업용 파이프 라인과 같은 위험한 환경에서의 작업 수행이 가능하며 건설 현장이나 지하 환경 탐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유니트리 측은 설명했다.
독일 드레스덴의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CeTI(Center for Tactile Internet with Human-in-the-loop)는 촉각을 가진 의료용 로봇을 시연해 큰 주목을 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수술용 로봇과 같은 의료용 로봇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장기, 조직의 촉각을 계량화할 수 있는 촉각 컴퓨팅(Tactile Computing)이 화두다.
CeTI 관계자는 “이번 IFA에 선보인 로봇은 5G 이동통신을 바탕으로 전혀 지연 시간 없이 제어센터와 연결된다”며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로봇이 감지하는 촉각을 실제 느낌과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첨단 센서 기술을 적용했다. 장소, 시간과 관계 없이 원격으로 의사가 로봇을 실시간으로 제어해 어려운 수술도 가능하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로봇 기업 인챈티드툴은 캐릭터 디자인과 로보틱스를 결합한 서비스 로봇 ‘미로카’를 전시했다. 이 로봇은 병원 내 의료 용품을 운반하거나 사람을 가이드하는 역할로, 친근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을 회사 측은 강점으로 내세웠다. 오는 2025년부터 프랑스 내 병원에서 상용화될 예정이며 독일 내 상업 시설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IFA 관계자는 “유럽 역시 초고령화가 진행 중인 상황이며 이에 따라 로봇이나 AI에 기반한 서비스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인력 부족 문제를 서비스 로봇이 일정 부분 해결해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수의 IT, 전자 기업들도 미래 로봇 기술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