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6반

 어느날 보니 지갑이 대충 꾸겨넣은 영수증과, 뒤죽박죽 넣은 현금, 그리고 가지고 있는 모든 카드를 욱여넣은 뚱둥한 부피감 때문에 장관이었다. 지갑이 깔끔하지 못하단 것은 그만큼 돈을 너저분하게 쓴다는 건데 괜찮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핑크빛으로 시선을 강탈하는 이 책을 발견했고 홀린듯이 빌려버렸다. 책에는 가계부를 적는 법, 통장 정리법, 필요한 소비만을 하는 법 등 많은 팁들이 적혀있었는데 맨 처음부터 지갑을 정리하길 권장했다. 많이 찔렸지만 이제라도 정리하는 것에 의의를 뒀다. 내 지갑의 문제를 크게 세 가지로 꾸려봤는데 첫째는 카드다. 학생증, 도서관카드, 체크카드 여러개, 버스카드, 그리고 재난지원금 카드까지 가지고 다녀야 하는 카드의 수가 너무 많았다. 둘째는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의 액수를 모르고 다닌다는 것이다. 요새 카드만 쓰고 현금은 버스카드 충전할 때 또는 가끔 매점에서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점점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있는대로 들고다니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돈을 너무 물흐르듯이 쓴다는게 문제였다. 카드를 사용하니 돈이 지출되는 것이 딱히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아 짜잘하게 나가는 값들이 많았다. 이 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심으로 책을 읽어나갔고 항상 돈을 정리해야겠다는 자세 또한 가지게 됐다. 나같이 지갑이 부대찌개인 친구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