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친구 재윤이와 민영이네 가족들끼리 여행을 갔다. 마침 그때는 여름철이었고 어마어마한 태양열은 우리를 쉴 틈 없이 공격해왔다.심심하던 참에 친구들도 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끝말잇기를 제안했다.재윤이가 '우공이산'이라는 사자성어를 말하자 나는 바로 '산기슭'이라고 말을 이었다.민영이는 끙끙거리며 생각을 하다가 '슭곰발'이라고 외쳤다.우리는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눈치로 눈을 깜빡거렸다.다행이도 재윤이가 시제를 돌려서 끝말잇기는 끝이 났다.우리는 밥을 먹으러 식당에 도착했다.그런데 이럴수가! 식당이 개인사정으로 임시휴업을 한다는 표지판만이 흔들거리며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결국 야식으로 준비했던 컵라면의 희생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호텔은 언제나 봐도 기분이 좋다. 나는 방에 들어가자 바로 침대에 누워봤다. 매우 푹신했다. 호텔 수영장은 크고 시원해보였다. 준비운동을 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곳에는 워터슬라이드가 있어서 타려고 했는데 재윤이가 나에게 무자비하게 물총을 마구 쏴서 도망쳤다. 나는 비장하게 전자 물총을 들고 재윤이에게 달려들었다. 복수는 대성공! 전자 물총이 평범한 물총에게 질 리가 없었다. 우리는 의외로 일찍 밖으로 나와 머리를 말렸다. 어른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우리는 계획이 있었다. 바로 오락실이었다. 스치면서 지나갔던 호텔 오락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던 것이었다. 재윤이와 민영이는 낚시게임, 좀비게임에 빠진 사이에, 나는 그날 인형뽑기 최고기록을 찍었다. 신이 나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저녁식사는 20분 거리의 고깃집이었다. 나는 설마 임시휴업할까 고민했지만 다행이도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11명이었기 때문에 취향도 모두 달랐다. 그런데 세명은 양고기, 네명은 소고기, 세명은 돼지고기, 한명은 토마호크를 주문했다. 예상대로 맛도 최상이었지만 가격도 최상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50만원 쯤이었던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방에 돌아와서 각자 가져온 보드게임을 꺼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민영이는 고수인데 재윤이는 초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재윤이는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불쌍한 재윤이, 불리하다고 생각한 재윤이는 웃픈 이야기로 주제를 바꾸었고 재윤이의 참패를 아직도 기억하기에 이해해줬다. 우리는 1등을 뽑았고 만장일치로 재윤이가 돠었다. 왜냐하면 간단히 말하자면 내용이 자기 사촌이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오줌을 지렸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웃으면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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