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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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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무엇을 할까요?
작성자 전주기전여자고 등록일 20.03.12 조회수 136

장인균 <전주기전여고 교장·호남기독학원 상무이사>

 

다른 사람에게 지지 말아라!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지 말아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라! 우리나라 학부모와 일본 학부모, 그리고 미국 학부모를 비교하는 말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그럼 우리나라 학교는 다른 사람에게 지지 않는 사람으로 교육하는 곳일까?

 


 

학교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서 변해왔다. 학교가 근대 산업 사회에서, 부지런하고, 남에게 지지 않는 인재를 양성하여,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음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몇 해 전에 인공지능의 상징인 알파고와 이세돌기사의 바둑대결에서 이세돌기사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교육자들은 학교 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되는지 다시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어쩌면 사람이 인공지능에 모든 것을 내주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갖기 시작 한 것도 이때부터인 듯하다. 만약에 이세돌기사가 세계최초로 거둔 1승도 흥행을 위한 구글의 전략이었다고 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자가 학습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을 장착한 컴퓨터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만드는 것이 학교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되는 고등학교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은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 처리역량, 창의적 사고역량, 심미적 감성역량, 의사소통역량, 공동체역량이다. 학교에서 해야 하는 일은 이런 역량을 가진 사람을 기르는 곳이란 뜻이다. 모두 인공지능 컴퓨터가 대신 해 줄 수 없고, 미래 사회에 우리 학생들이 더불어 살아 가기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임은 분명하다.

 


 

‘과연 이런 핵심역량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 ‘학교가 이런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곳 인가?’라는 질문에 학교는 자신 있게 답 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학교 교육과정은 주입식 교육만을 받았던 기성세대들이 보기에 생소한 것들이 많이 있다. 수업전개과정도 많이 다르다. 조용히 앉아서 선생님 얼굴만을 바라보는 수업이 아니다. 학생들 활동중심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많이 시끄럽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학생도 있다.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이 국어나 수학처럼 과목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의 모든 과목에 모든 선생님들이 핵심역량을 바르게 인식하고, 그러한 소양을 갖추어서, 자신들의 수업에 적용해야만 가능한 역량이다. 물론 학생들 활동중심의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러한 역량을 기르는 좋은 수업방법중의 하나이다.

 


 
사실은 일반계 고교에서, 대학입시 제도가 학교에서 하는 일, 해야 할일을 결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적으로 보면 대입제도에 관계없이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하여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어떤 교육목표가 있고, 필요한 핵심역량이 있다 할지라도, 대학입시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은 교육과정은 외면되어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다. 학생들의 활동중심수업도 사실은 대학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을 겨냥한 수업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다행히 개정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여러 가지 핵심역량을 기르기에 적합한 수업형태일 뿐이다. 따라서 국가에서 결정하는 정책이나 제도는, 작게는 학교교육을 변화시키는 요인이고,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예컨대 대학입시에 마라톤 완주 경험을 추가 한다면 학교교육은 42.195km 뛸 수 있는 학생을 기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요즘 학교에서는 정말 많은 교육과정을 수행한다. 선생님도 바쁘고 우리 학생들도 힘들다. 수업뿐만 아니라 많은 체험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방과 후, 토요일, 일요일에도 기획행사를 하고, 체험활동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한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하는 행사나 활동이 아니고, 친구들과 같이 행복하기 위한, 그리고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한 활동들이었으면 한다. 개정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은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이다. 종합하면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이다. 학교에서 하는 일이 대입준비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기르기 위해 하는 일이고, 학생이나 선생님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일이길 소망한다.

 

http://www.jeonbuktimes.co.kr/news/view.asp?idx=3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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