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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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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누가 하나요?
작성자 전주기전여자고 등록일 20.03.12 조회수 170

장인균 <전주기전여고 교장·호남기독학원 상무이사>

 

요즘 학교 교육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다. 과연 선생님들이 계획해서 가르치고 있는지, 계획해서 가르치고 있다면 그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로 순조롭지 못한지,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학교 교육이 어렵다”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일상적인 언어가 되었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의 김정은이 중2가 무서워 전쟁을 못 일으킨다는 인성교육의 어려움, 교실 수업이 붕괴되어 학생들이 학교에서는 자고 학원에 가서 수업을 받는다는 수업의 어려움 등이 있다. 이 모든 어려움이 교육의 주체인 선생님들 때문이고, 그러니 선생님들이 다 책임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교육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및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다. 학창 시절에 교육학 책에서 배운 여러 학자의 교육에 관한 정의 가운데 정범모 교수의 ‘인간행동의 계획적인 변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가르치는 사람이 필요하고, 정범모 교수의 정의에 의하면 계획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모름지기 교육의 주체가 필요한데 학교 교육에서 가르치고 계획하는 사람, 즉 교육의 주체를 선생님이라 일컫지 않나 싶다.

 

 

옛날 서당에서의 교육은 훈장님이 모든 교육의 주체였다.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무장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SNS로 소통하고 있는 시대에는 우리 학생들이 교육의 대상이자 교육의 주체이다. 요즘 우리 학생들은 핸드폰을 이용하여 빠르게 자신들의 의견을 모아서 선생님의 계획을 변경시키거나 무력화한다. 그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교육의 주체다. 학부모의 뜻에 맞지 않는 학교 교육에 대하여 끊임없이 민원 제기를 하여 학교의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하지 못하도록 한다.

 

 

시내 중학교에는 근무를 자원하는 선생님이 없다고 한다. 함께 놀지 못하고 혼자 노는 문화에 익숙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견디어본 경험도 없고, 웃어른에 대한 어려움 없이 자란 학생은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교사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의 강남학군에는 자원하는 선생님이 없어 초임교사로 채워진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학부모님들의 지나친 관심도 이유 중의 하나인 듯하다.

 

 

학생과 학부모가 선생님과 함께 교육의 주체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계획수립 과정에서 선생님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일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계획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자신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민원을 제기하고,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인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도 충분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녀들의 입을 통해 전해 듣는 선생님의 말, 행동, 마음씨, 이런 것들이 학부모님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선생님 개인의 안일과 유익을 위한 행동과 말 이런 것들은 당연히 지탄받아 마땅하다. 같은 이유로 내 자녀만을 위한 민원은 삼가 되어야 한다. 나의 민원이 책임 있는 교육 주체로서의 정당한 요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부모님들의 지나친 관심과 이기적인 민원은, 열정적인 선생님을 나태한 선생님으로 변화시켜, 결국 전체 학생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언제나 최후의 승자는 기본에 충실한 사람, 기본에 충실한 교육이다. 선생님들이 교육의 주체로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어렵고 힘든 현실을 탓하고만 있을 수 없다. 충동적인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학부모의 정당한 의견도 바로 수용할 수 있는 순발력도 갖추어야 한다. 학부모도 교육 주체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견주어야 한다. 그래서 모두 힘을 합하여,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서 같이 살아 갈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다지도록 계획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http://www.jeonbuktimes.co.kr/news/view.asp?idx=28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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