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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학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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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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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등록일 23.11.15 조회수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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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매년 한 번씩은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전통이라고나 할까?

올해는 10월의 어느 날 ‘가을 자전거 여행’을 주제로 떠난다.

학교 주변의 코스모스길에서 출발하여 오수 읍내를 거쳐 남원 서도역까지의 11.2km에 이르는 강변을 따라가는 ‘가을 자전거 트래킹’이다.

 

지사면 코스모스길은 정말 예쁘다.

딱 요맘때만 만날 수 있는 현지인 핫플레이스다.

가을 코스모스가 보고 싶으면 지사면으로 오시라.

혹시 평일에 오시면 지사중학교에 오시어 따뜻한 드립 커피 한잔하시고.

 

지도상으로 겨우 37분에 이르는 거리이지만, 우리는 함께 가면서 코스모스꽃이 있으면 자전거에서 내려 가을꽃과 함께 사진도 찍고, 길에 떨어진 밤도 줍고, 빨갛게 여문 감도 쳐다보고, 그렇게 사제 간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페달을 굴린다.

 

가을(업)
 

지사중학교에서는 학생의 복지 차원에서 입학하면 3년간 탈 수 있는 개인의 자전거를 빌려준다.

이 자전거로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학교 주변을 돌아다닐 수도 있고 주말에는 빌려 가 집에서 운송 수단을 대신하기도 한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전거는 학생들의 가장 효율적인 운송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 모두는 자전거를 잘 탄다.

 

가을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니 참 기분이 좋다.

온몸으로 가을을 느낀다.

시인은 10월을 멋지게 노래했지.

어느 마을 정자에 앉아 땀을 식히며 선생님과 학생들은 눈을 감으며 이 노래를 함께 듣는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김동규.

 

어느새 학생들과 함께한 가을 자전거는 오수읍을 지나 강을 건너 남원 서도역에 도착한다.

최근 아침 독서로 읽었던 최명희 작가님의 ‘혼불 1’의 첫 배경이 되었던 서도역.

읽고 바라보니 서도역이 더 자세히 보인다.

효원이 매안으로 신행(新行) 올 때 내리던 곳.

강모가 전주로 통학하면서 이용했던 곳.

책을 읽어서 그런지 그 감회가 더욱 새롭다.

 

서도역에 들어서니 가을의 나무들이 우리를 더욱 반긴다.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 오래된 철길을 따라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갈색으로, 은행나무는 노란색으로, 단풍나무는 빨알간 색으로 이미 옷을 갈아입었다.

자전거 굴리느라 힘이 들었는지 여기서는 어느 나무 아래에 앉아 고즈넉한 가을의 정취를 느낀다.

 

가을자전거
 

그냥 앉아서 파아란 하늘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가을의 자전거 여행은 이렇게 싱겁게 끝을 맺는다.

싱거워도 괜찮다.

가을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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