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중학교 로고이미지

작지만 큰학교 이야기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학부모 간담회
좋아요:0
작성자 *** 등록일 23.09.22 조회수 8

지사면에는 지사초등학교와 지사중학교 2개의 학교가 있다.

이 고장에서 나고 자란, 자랄 학생들을 위한 교육 기관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 학교가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나 어릴 적 우리 동네에 학교가 없어 옆 동네까지 한참을 걸어 다녔다.

어린 학생들에게 먼 거리를 걸어 다닌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지사중학교는 1976년 3월 6일 개교하여 이 지사면을 47년째 지키고 있는 전통이 있는 학교이다.

무려 44년간 2,233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1회 졸업생은 현재 60세이시다.

(16세+44년=60세)

그렇게 오래된 튼튼한 학교이다.

마치 마을 입구에 있는 오래된 당산나무처럼...

지사면에는 졸업생분들이 터전을 이루며 살고 계신다.

그 자녀가 현재 학생이기도 하다.

자녀가 부모님과 같은 학교를 다니면 기분이 어떨까?

부모님과 학교 선후배라니...

참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울 것 같다.

 

그런데 요즘 큰 문제가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다가왔다.

농촌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아래의 그림은 연합뉴스 기사 “20년간 인구 줄어든 시군구 151곳… 현실로 닥친 '지방소멸' 위기”란 기사에 나온 ‘인구감소지역 89곳 지정’이라는 그래프이다.

 

 

 

국토연구원의 '지방소멸 대응 대책 수립 연구'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2000∼2020년)간 인구 감소 시·군·구는 151곳(66%)에 달한다.

인구 정점 대비 20% 이상 인구가 줄어든 시·군은 60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인구에서 군(郡) 지역이 차지하는 인구 비중은 1975년 25.1%에서 2015년 8.3%로 급감하는 추세다.

국토연구원은 이처럼 지방 인구의 현저한 감소, 인구의 지역적 편재로 지방의 자립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지방소멸 위험도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젊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모두 서울로 몰리고 있다.

그래서 농촌지역에 일할 수 있는 젊은이의 인구가 줄고, 그 영향으로 출생아의 인구 역시 더더욱 줄고 있다.

요즘에는 마을에서 아이들 소리 듣기가 참 힘들다.

아이들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가 아니라 미래가 걱정된다.

 

현재 지사면 인구 통계는 아래와 같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무려 44.7%에 달한다.

나이가 연로하여 앞으로는 농사짓기도 힘들어질 테고.

걱정이다.

 

학생이 적다고 부끄럽다거나 실망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 명의 학생에게도 교육받을 권리를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은 경제 논리가 통하지 않는 특수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사면에 사는 사람들은 많지만, 학생들이 없어서 그렇다.

지사면에 사는 사람이 적은 것은 절대 아니다.

실제 지사면에는 농협, 하나로마트, 면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작은 도서관, 식당 등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참고로 지사면에 있는 ‘지사식당’ 밥은 참 맛있다.)

안타까운 점은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먹고 살고 자녀를 낳고 기르는 젊은 가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학교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어딜 가나 농촌 현실은 그렇다.

농사를 지을 젊은 사람들이 없다.

앞으로는 아니 현재도 먹거리가 참 중요한데...

잘 먹고 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을까?

현재 농업 인구의 대부분은 어르신들이어서 그 다음이 걱정된다.

젊은 사람들에게 농사를 짓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자녀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 때가 되면 일러주고, 농업을 전공으로 하면 어떨지에 대해 권유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싼 농산물 수입에만 의존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음식이 무기가 되어 협상 당할 날이 오지 않을까?

먹는 문제만큼은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급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국의 농촌 지자체에서는 젊은 사람들 유입과 농업 인구 육성을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하겠다.

농촌에 와서 직접 먹고 살 수 있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생활의 안정을 어느 정도는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농촌이 살고 마을이 살고 학교가 산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지사 교육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머리를 맞댔다.

지사초등학교, 지사중학교 학부모님들과 지사중학교 선생님들이 저녁에 모여 자리를 마련했다.

지사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사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다 같았다.

6시부터 모여 8시가 넘도록 난상토론이 이어진다.

학교와 부모님과 지역사회의 각자의 입장은 다 달랐지만, 아이들이 잘되길 바라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서로 통했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딱히 해결책은 없었다.

그래도 뭐든 해보기로 했다.

 

학교에서는 더욱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교육하고.

부모님은 학교와 아이들을 믿고 더 든든히 지원하며

지역 사회는 지사를 더 소문내기로.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이 없어진다.’라는 옛말이 있다.

학교는 공부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서로 돌보고 어울리는 마을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는 공간이다.

우리 조상들은 마을을 새로 만들면 제일 먼저 학교(서당)를 세우지 않았던가.

 

학교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경제 논리로 학생 수가 적다고 학교를 없앤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학교는 그리고 교육은 경제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

한 명이 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그 한 명이 이 작은 학교에서 나올 수도 있다.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나아가면 어떠할까?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될 말이다.

 

그 넓은 모래사장도 작은 한 알의 모래에서 시작하고

그 많은 바닷물도 작은 한 방울의 빗물에서 시작한다.

 

시골 농촌 학생들에게도 양질의 교육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그런 멋진 생각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어른들이 많은, 좋은 세상이 되면 좋겠다.

지금도 좋지만, 세상이 지금보다 조금 더 좋아지면 좋겠다.

나는 한 학생이든 두 학생이든 맡겨진 학생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런 멋지고 떳떳한 어른이자 교사가 되련다.

오늘도 교실에 들어가기 전 그런 마음을 다 잡는다.

이전글 나무 표찰 달기
다음글 시험 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