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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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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31(20240423)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4.23 조회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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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서른한 번째 편지, 2024423, 화요일에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파블로 네루다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제일 슬픈 구절들을.

 

예컨대 이렇게 쓴다 밤은 별들 총총하고

별들은 푸르고 멀리서 떨고 있다

 

밤바람은 공중에서 선회하며 노래한다

 

오늘 밤 나는 제일 슬픈 구절들을 쓸 수 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때로는 나를 사랑했다.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

끝없는 하늘 아래서 나는 연거푸 그녀와 키스했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때때로 나도 그녀를 사랑했다.

누가 그녀의 그 크고 조용한 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 밤 나는 제일 슬픈 구절들을 쓸 수 있다.

이제 그녀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를 잃었다는 느낌에 잠겨.

 

광막한 밤을 듣거니, 그녀 없어 더욱 광막하구나.

그리고 시가 영혼에 떨어진다 목장에 내리는 이슬처럼.

 

내 사랑이 그녀를 붙잡아 놓지 못한 게 뭐 어떠랴.

밤은 별들 총총하고 그녀는 내 옆에 없다.

 

그게 전부다. 멀리서 누가 노래하고 있다. 멀리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은 게 못마땅하다.

 

내 눈길은 그녀를 가까이 끌어 오려는 듯이 그녀를 찾는다.

내 가슴은 그녀를 찾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같은 밤이 같은 나무를 희게 물들인다.

그때의 우리, 이제는 똑같지 않다.

 

나는 이제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그건 그렇지만, 하지만 나는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던가.

내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가서 닿을 바람을 찾기도 했다.

 

다른 사람 거. 그녀는 다른 사람 게 되겠지. 내가 키스하기 전의 그녀처럼.

그녀의 목소리, 그 빛나는 몸. 그 무한한 두 눈.

 

나는 이제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그건 그렇지만, 하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지도 몰라.

사랑은 그다지도 짧고, 망각은 그렇게도 길다.

 

이윽고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았으므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은 게 못마땅하다.

 

비록 이게 그녀가 나한테 주는 마지막 고통일지라니

그리고 이게 그녀를 위해 쓰는 내 마지막 시일지라니.

 

 

사랑의 정체가 뭘까요? 우리를 아프게 하고, 울게 하고, 웃게 하고, 때로는 가슴 벅차게 밀어 올리는 사랑. 새로운 생을 맛보게 하고 때론 죽고 싶게도 하는 사랑. 슬픔의 무게만큼 기쁨을 퍼 올리는 천국과 지옥의 도르래입니다. 찔레꽃 향기로 그리움이 이슬처럼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기도 하지만 사랑의 아픈 추억으로 검은등뻐꾸기 울음에 몸서리치는 봄밤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천국만 있고 지옥은 없다는 낙관주의자처럼, 사랑은 가지는 게 아니라 함께 나누는 거라고 믿는 자만이 온전히 사랑의 기쁨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청춘의 열정으로 사랑, 그까짓 거대신에 시험, 그까짓 거라며, 시험을 안아주고, 시험을 넘어 서는 자가 시험에 빠지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마귀의 시험에 걸리지 않고, 시험에서 빠져나왔듯이 시험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시험으로 자신의 부족함이나 유전자 결핍의 상관성이 없음을 자신만만하게 인정하는 자만이 교실에서나 운동장에서 웃음꽃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꽃은 길어야 열흘이지만 자신감에서 나오는 웃음꽃은 하늘나라 입국비자가 나올 때까지 만개합니다. 그런 제나온 친구들의 배짱이야말로 로망 사랑을 펼쳐갈 청춘의 서곡입니다. 오늘도 태양보다 강렬한 순정으로, 초록의 나뭇잎보다 무성한 광합성작용을 하며 온몸이 설렘으로 물드는 사랑의 끝판왕, 제나온 친구들의 1차 고사와의 풋풋한 사랑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지난주 415(월요일)부터 학자치위원회(회장: 3학년 7반 이가인, 부회장: 3학년 2반 권명호)에서는 라면 기부 캠페인을 진행증입니다. 현재 본관 1층 중앙현관에서 점심시간마다 봉지라면을 기부 받고 있습니다. 좀더 많은 친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기존 종료일이였던 419일이 아닌 424(수요일)까지 기부 기간을 연장해 진행합니다.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모아진 라면은 우리 지역 장애인 복지 재단에 기부합니다. 제나온 친구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어제 편지에 학생회 부회장 이름을 잘못 올려 오늘 바로 잡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과드립니다.)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본관 3층 생활안전부)

 

제나온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 피드백을 해주시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 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피드백 내용에 따라서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또한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 받을 일이 있으면 언제든 문자나 전화로 노크해 주시면 즉시 활짝 문을 열어 환대하겠습니다!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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