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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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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웅포의 아이들 곁을 떠나며
작성자 정영수 등록일 26.08.31 조회수 90

웅포중으로 부임하여 4년을 근무하고 8월31일자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웅포에서 생활한 4년은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부임하던 첫날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주며 눈을 맞추고 약속했던 키워드가 3개였습니다. 

 

그 첫번째는 사랑이었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하기 위해 웅포로 부임하게 되었다고 인사했습니다. 4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뒤돌아보니 제가 아이들을 사랑한 것보다 아이들로부터 받은 사랑이 더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웅포를 떠나며 제일 미련이 남는 것이 얼굴을 보며 아이들을 사랑해줄 수 없다는 것과 아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디는 것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소통이었습니다. 교장실에 컵라면과 군것질 거리를 갖추어놓을테니 교장실을 들러달라고 요청했더랬습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던지 쭈볏거리며 교장실을 들리던 아이들이 횟수가 잦아지면서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참새가 방앗간을 들리듯 친구들과 자연스레 오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하루에 세 번도 들리기도 하였습니다. 자연스레 아이들과 관계가 좋아졌고 아이들에 대해 담임 선생님만큼 알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성장이었습니다. 학생 여러분과 교장이 함께 성장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특색있는 교육과정들을 기획하여 적용하였습니다. 글로벌마인드를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해외역사문화체험학습을 운영하였고, 자아를 찾기 위해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아이들의 거친 숨소리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아이는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제게 이런 말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 산길을 걷는 것보다 공부가 쉬운 것 같아요." 그 틈을 놓지지 않고 저는 '그 생각을 뼈에 새기거라'고 말했던 기억도 새롭네요. 그리고 4명씩 모둠을 구성하여 서울 주요도심을 지하철 등으로 이동하며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게도 했었습니다. 외국인을 만나 대화하게 해보았고 대학생 선배를 만나 진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인터뷰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외국어 능력 함양과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올해는 여름방학과 동시에 파주 영어마을에 5일간 입소하여 원어민으로부터 영어를 배우는 영어캠프도 운영하였습니다.  캠프 운영하려 했던 이유는 이 체험이 시발점이 되어 외국어 공부을 더 열심히 해달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들이 직접 기른 배추로 김장도 해보았고, 전북지역의 주요 역사현장을 찾는 역사체험도 해마다 했었습니다. 

 

무엇보다 선생으로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아이들의 인성이었습니다. 항상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모습, 지리산을 걸으며 힘겨워 하는 친구의 가방을 메주었던 모습, 가끔씩 특강을 한 두시간 하고 떠나며 중학생 시기의 자녀가 있다면 웅포중에 보냈겠다고 말하던 강사님의 말에 저는 신이 났었습니다. 그 짧은 특강을 하시면서도 우리 아이들의 천사성을 발견하셨던 강사님의 아이들 칭찬이었기 때문이였습니다. 

 

저는 이제 이 모든 것을 남아 있는 웅포 교육공동체에 남겨두고 떠나갑니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지만 제게 주어진 또다른 역할을 하기 위함입니다. 어쩌면 웅포에서의 삶보단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떤 경우엔 최선을 다해도 이루지 못할 일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매일 새벽마다 기도합니다. 돕는 손길을 붙여주시기를. 혼자 할 수 없음을 알기에 돕는 사람들과 함께 익산지역의 교육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헌신하려 합니다. 학교폭력이란 이름으로 대표되는 학생간의 공동체성 상실을 직시하려 합니다. 사랑과 존경이 예전만 못한 학생과 교사의 관계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민원과 교육의 사법화, 그리고 이로 인해 움추려든 교사들의 소극적 대응으로 무너진 학부모와 학교의 관계를 주목하겠습니다. 그 무너져가는 공동체성 회복에 미력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웅포의 교육공동체 구성원께  부탁드립니다. 학생과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실 때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세요. 돕는 손길을 붙여주셔서 익산지역 교육 주체(학생, 학부모, 교사)들 사이에 공동체성을 회복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4년 동안 웅포의 교육공동체성을 세워주셨던 모습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웅포의 꿈동이들이 크게 성장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열방을 위해 기둥같이 쓰임 받기를 기도하겠습니다. 

 

4년 동안 웅포의 사랑 속에 교장 역할을 수행했던 정영수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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