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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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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걸은 지리산 둘레길
작성자 정영수 등록일 26.05.18 조회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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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4일에서 15일까지 이틀동안 지리산 둘레길 3코스를 걸었다. 행사명은 학교장과 함께 하는 자아탐색여행으로 명명하였다. 

 

산행을 하면서 아름다운 5월의 신록을 눈과 마음으로 느껴보고, 또 옆에서 함께 걷는 친구들의 거친 호흡소리를 들으며 친구와 소통하고, 특히 힘든 산행을 통해 내 안에 숨겨진 보물(자아)를 찾아보자는 취지로 진행한 행사였다. 

 

인월에서 시작된 산행은 평지길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과 내리막 길을 반복하며 힘겨운 산행을 지속했다. 체력이 약한 친구들은 뒤쳐지기 시작했고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멀리 떨어졌을 땐 전화로 소통하며 쉬고 가고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 몇몇 아이는 힘들어 하는 아이의 가방을 대신 메어주었으며, 어떤 아이는 뒤쳐진 아이에게 다가와 격려하며 길을 동행해 주었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사람인(人)자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굳이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 나갔다. 

 

첫날 일정은 김성호 교수(전 서남대 의과대학 교수)의 관찰이란 주제의 강의로 마무리되었다. 강사님의 강의는 생명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어때야 하는지를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은 강사의 저작물인  '생명을 보는 마음'이란 도서를 미리 읽고 강의를 들었기에 깊은 감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둘째날 일정은 10km의 남은 산행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미 전날 강행군한 탓인지 체력이 일직 바닥난 아이들이 생겨났다. 나는 그 녀석을 손을 잡고 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산행을 계속했다. 

 

첫날 잘 걷던 녀석들도 버겨워하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어떤 녀석은 '선생님 ! 육체를 쓰는 것보다 공부가 쉬워요' 라고 말하며 힘듦을 표현한다. 난 속으로 '그래 이 녀석들아! 그 표현을 뼈에새기거라'라는 쾌재를 불렀다. 내가 말로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이 터득해 가는 모습을 확인하며 몸은 힘들어도 선생으로 보람된 하루였다. 

 

웅포에 부임하여 4년이 다 되어간다. 첫날 부임인사로 드렸던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아이들과 성장하겠다는 약속을 얼마나 지켜냈을까 뒤돌아보니 나름한다고 했지만 부족한 것 투성이다. 남은 100여일 만이라도 하루하루가 마지막 날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신발끈을 조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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