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특별전형 '구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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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07.08.29 | 조회수 | 159 |
농어촌 특별전형 '구멍' 시골학교로 옮긴후 쉽게 대학입학 가평·양평 등 서울출신 전입생 증가 웰빙생활 위해 시골 살아도 ‘자격’ ‘지역 활성화’ 취지가 편법에 흔들 서울 명문 사립대 교수의 아들 Y군은 지난해 농어촌특별전형으로 아버지가 재직하는 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주변에서는 “아버지가 서울 명문대 교수인데 아들이 어떻게 농어촌지역 고교생들을 위해 정원외로 선발하는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을까”라며 입방아를 찧고있다. Y군은 1993년부터 가족과 함께 경기 가평군에서 살아온 데다 고등학교도 충남 공주의 면 소재지에 있는 H고를 졸업했다. 따라서 ‘본인과 부모가 읍ㆍ면 지역에 3년간 거주해야 한다’는 농어촌 특별전형 지원요건에는 저촉될 것이 없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 “서울지역의 대학교수 아들이 교육혜택을 제대로 못 받는 농어촌 출신 학생에게 주어지는 자격을 빼앗아도 되느냐” “웰빙을 위해 전원생활을 하러 간 사람들에게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을 내줘야 하느냐”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대학측은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농어촌특별전형이 대학입학의 편법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시골로 가족 집단 이주’ 또는 ‘시골 학교로의 원정 등ㆍ하교’ 등의 편법을 통해 ‘본인과 부모가 읍면에서 실제 3년 이상 거주하거나 본인이 초ㆍ중ㆍ고교 12년간 읍면 소재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등의 세부규정에 교묘히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명문 B대학에 입학한 K(20)양도 마찬가지다. K양의 아버지는 K양의 대입을 위해 2001년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 수지읍으로 가족과 함께 이사를 했다. 이곳에서 출ㆍ퇴근을 하던 K군의 아버지는 아예 서울에 집을 얻어 ‘국내 기러기’ 생활을 하기까지 했다. 가족 모두 3년여의 지방생활 덕에 K양은 원하는 대학에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수지 지역은 이후 농어촌 지역에서 제외됐다. 1996년부터 실시된 농어촌 특별전형은 대학 정원의 3%이내에서 별도로 선발한다. 농어촌 지역 수험생들끼리 경쟁을 하기 때문에 경쟁률도 정시모집의 절반이하 수준이며 수능 점수로 따진다면 평균 30~40점 낮은 점수대에서 합격선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이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6만여명에 달한다. 이 제도가 농어촌 지역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다는 평가 때문에 내년부터는 입학정원의 4%선으로 확대된다. 편법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학에는 실 거주자와 대입을 위한 위장 전입자를 구분할 방법이나 장치가 없다. 올해 서울의 한 대학에는 고교 입학과 동시에 부모와 함께 읍ㆍ면 소재지로 이사하는 방식의 편법을 통해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이 10여명이라는 소문이 나돌고있다. 덕분에 경기 가평, 양평, 여주군 등의 중ㆍ고교에는 서울 출신 전입생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대학마다 농어촌 학생 선발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법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원래 취지를 살리려면 대학에서 자격요건을 대폭 강화하거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 등은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