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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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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태산 백일장 대회
작성자 *** 등록일 18.01.30 조회수 229

칭찬대상 : 2학년 전예진


산문부-차상

낙엽의 이유

전예진(2학년)

 

지금은 가을이 다가오기 전, 가을의 한 가운데, 가을의 끝자락을 오롯이 느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중학교 때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시간이 항상 일정해서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었다. 2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걷는 그 길들에는 나무들이 항상 거의 끊이지 않고 하나의 터널을 만들어냈다. 그 터널 안에서 걷는다는 건 나무들이 만들어준 계절 안에서 걷는다는 것이다. 그 계절이 만들어낸 색에 물들고, 냄새가 스며들 때쯤에는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아파트 입구 쪽에 양쪽으로 감싸듯이 나무가 즐비해 있는 곳이 있다. 아마 내 집이라고 하면 그 입구부터가 아닐까. 계단 몇 개를 오르고, 눈앞에 나의 나무들이 보이면 ! 도착했구나.’라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나무들은 계절이 지날 때마다 이불을 바꾸고 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같은 자리에서 기다렸다. 아닐 것 같지만 그들에게도 감정이란 게 있는 듯하다. 그러지 않고선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쪽에서 들려오는 저벅저벅 거리는 발소리를 어떻게 공감해줄 수 있을까. 형태 없는 스트레스와 불투명한 불안감에 쌓인, 어찌 보면 무채색의 나에게 나의 나무들은 색을 입혀주었다. 그것도 질리지 않게 계속 색을 바꿔가면서 말이다.

작년 가을, 예정에 없던 시골의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의 삶과 그에 대한 스트레스, 뒤이어 밀려오는 그 추의 나의 미래에 대해 어두움이 어렴풋이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또래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의 다른 무언가로 힘겨워했다. 갑자기 모든 게 무의미해졌을 때, 가을이라 집에 가는 길은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나는 그 위의 낙엽들을 세며 땅만을 바라보며 집에 가고 있었다. 몇 개의 계단이 내 시야를 지나 스쳐 지나갔을 무렵 벌써 나는 그곳에 와 있었다. 그날은 내가 유난히 힘들었고 누군가 건들면 무너질 것만 같았다. 정말 오랜만이다. 기숙사에 갇혀있다시피 보낸 일주일 그 후, 그리고 고등학교 와서는 거의 이 시간대에 그 자리를 걸은 적이 없었으니까. 그 거리는 여전했지만 나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겉모습은 똑같았지만, 그 안에 스며든 부담감이 느껴져서일까. 거리의 끝에서 작은 한줄기의 바람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는 살살 달래듯이 바람이 날 감쌌다. 너무 오랜만에 받아보는 위로였다. 그것은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해주는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감정이 들게 했다. 오랫동안 아무 말고 건네지 못한 내게 마치 며칠 전에도 걸었던 것 같은 친숙함으로 내 고개를 들게 했다. 슬픈 위로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의 바람을 맞으며 낙엽을 밟았다. 내가 고개를 들지 그 슬픔을 알았던 것일까, 바닥만 보고 걸었던 그때의 나를 외롭지 않게 해주려던 것이다. 바닥에 나를 위한 낙엽을 뿌려놓았다. 자기가 추워진 데도 우울함에 가라앉아 있는 나를 위해서 나의 눈높이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던 거다. 혼자가 아니라, 너는 너 혼자 너의 숲을 걷고 있는 게 아니라, 자기와 같이 우리의 숲을 걷고 있는 거라고. 그게 가을에 낙엽이 만들어지는 이유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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