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 된 시골학교, 여름방학 영어캠프로 활기
기사 작성: 안병철 - 2024년 08월 12일 13시50분 고창 신림초, ‘더 특별한 신림 영어 캠프’속으로 1928년 개교 이래 현재 92회 6,919명의 졸업생 배출 2014년 어울림학교 지정과 유네스코 학교 가입 등 유치원·초등생 27명서 지난해 30명, 올 40여명으로 한국외국어대 동아리 영어캠프, 수준별 실력 `쑥쑥'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창군 신림초등학교는 인구 소멸과 학령인구 급감 가운데에서도 어울림학교 성과와 함께 방학기간 ‘더 특별한 신림 영어 캠프’ 등으로 부활의 희망을 쏘고 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생 전체가 40여명인 신림초는 27명에서 지난해 30명, 올해 40여명으로 증가하는 시골학교로써 학부모회와 교사들이 똘똘 뭉쳤다.
이번에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미디어콘텐츠국 동아리 학생 11명이 한 주간 신림초에 머물며 도농문화 격차 해소와 영어수준을 높인 것이다./편집자주
◇ 신림초 학생수 변화
저출산에 따라 전국 초중고 학생수가 2020년에 547만명에서 오는 2030년에 400만명, 2040년 330만명, 2060년 297만명 등으로 예상돼 학교뿐만 아니라 국가 미래, 지역 사회의 고민이다.
학령인구 감소의 여러 원인 가운데 도시화와 지역간 격차로써 도시와 지방 간의 경제 및 교육적 격차가 커지고 지방에서 서울 등 대도시로 이동하는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런 대안으로 ‘어울림학교’는 1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가 민주적 자치 공동체와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구축하여 학생들의 인성, 지성, 사회성을 길러주고, 교육과정의 창조적 재구성을 통하여 도·농간 교육격차를 완화, 돌아오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동일 시·군내 큰 학교에서 인근 작은학교로 주소이전 없이 전·입학 할 수 있도록 공동통학구 설정을 비롯해 시·군간 공동통학구역, 중심학교와 협력학교로 구성하여 인근 작은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학교와 마을간 학교와 지역이 협력하는 교육과정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
신림초등학교도 지난 1928년 개교 이래 현재 92회 6,919명의 졸업생을 배출, 지난 2014년 공동통학구형 어울림학교 지정과 유네스코학교 가입 등 발빠르게 대처했다.
그 결과 이번에 1학년 신입생이 8명, 유치원생도 9명에 이르는 등 전교생 32명과 유치원생이 신림초를 지키고 있다.
최현영 학부모회장은 “고창읍에 거주하지만 늦둥이 셋째가 신림초 2학년에 다니고 있다”며 “교사에 대한 믿음과 작은 학교의 장점이 어울림학교의 성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내 41개 초중고 학부모회 연합회장도 도맡으며 지난 9일 회원들과 함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봉사에 100여명분 점심 준비에 땀을 흘리고 있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캠프 봉사
방학을 맞은 대학생은 여행 또는 스펙을 위해 땀을 흘리지만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회 교육봉사 ‘미디어콘텐츠국’ 팀은 교육 소외지역에 찾아가는 영어캠프를 자발적으로 추진해 귀감이다.
1, 2학년으로 구성된 영어캠프팀 11명은 올해 고창 신림초 전교생 40여명에게 수준별 수업을 5일간 진행한 것이다.
이들은 배우는 입장에서 가르치는 역할을 2개월 전부터 교재 만들기와 사전 점검도 챙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대간 소통과 행동보다 정서적 학습 분위기 만들기도 이들의 노하우이다.
낯선 시골학교에서 가르치며 야영생활을 도맡은 주인공은 임지현 기획단장을 비롯해 심성현 학생회장, 김혜원, 송지후, 박보경, 이지영, 정진주, 홍지수, 박혜원, 김민지, 곽다원 등이다.
임지현 단장은 “도시를 떠나 모든 것이 불편하지만 순수한 어린이들을 보면서 새로운 행복을 찾았다”며 “봉사단원들은 매년 시골학교 영어캠프 참가를 희망할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명예와 함께 후배들의 영웅이 되었다.
◇ 신림초 강점
신림초등학교의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도전’이다.
이는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여러 분야에 도전하며 성공의 경험을 맛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제시하고 격려한다.
이를 위해 교육공동체의 협력과 ‘주도성’을 강조한다.
교사는 가르치는 주체, 학생은 배움의 주체, 학부모는 협력의 주체로 저마다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진정한 교육과 의미 있는 도전인 것이다.
신림초등학교 중앙 현관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곳에 전교생의 사진과 장래 희망, 그리고 학기 초에 스스로 정한 도전과제가 적혀 있다.
이는 등하교 시간에 자신의 도전 과제를 확인하며 도전에 대한 의지를 다지곤 한다.
유치원 학생들은 벌써 10편도 넘는 동시를 외워 전교생 앞에서 시 낭송 발표회를, 한글을 해득하지 못했던 1학년 학생은 그림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으며, 한자 자격증에 도전하겠다던 3학년 학생들은 원하는 급수를 통과했을 뿐 아니라 전원이 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트럼펫을 처음 배우게 된 학생은 1학기 만에 대규모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고, 영어 노래를 5개 외워 부르겠다던 학생은 목표치의 두 배인 10곡을 외워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태권도에서 띠를 따겠다는 학생과 책을 100권 읽겠다던 학생, 천자문을 외우겠다는 학생 모두 처음의 목표를 훌쩍 넘어 도전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방학하는 날에 중앙 현관에는 아침부터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의 도전 이야기’ 발표회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했으며 1학기 동안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 온 성과를 발표하겠다며 10명의 아이들이 자원했다.
1학년 김동선 담임은 “자신만의 무대를 멋지게 꾸미기 위해 한 달여간 준비한 아이들의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며 “발표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찼고 무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하게 빛이 났다”라고 감탄했다.
신림초는 튼튼한 기본학습을 비롯해 삶의 베이스캠프 독서교육, 감성을 깨우는 문화예술교육, 건강 활동, 글로벌 소통 역량강화, 그리고 천자문 외우기, 사자성어 외우기, 동시 외우기, 영어노래 등 선택 도전과제에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부임해 학생수 증가와 새로운 희망을 이끄는 이영환 교장을 비롯해 이상우 교감, 김태연 교무부장, 이소정 연구부장, 이경화 교무실무사, 윤미연 행정실장 등이 뛰고 있다.
아울러 학년별 김동선, 김미진, 엄은선, 김혜란, 강경임, 이진영 선생님과 양복희 보건, 박향자 영양, 이경희 유치원, 박희정 특수교육지도사, 김선영 돌봄 전담사, 이정미 늘봄 실무사, 김선영 조리사 등이 원팀을 이뤄 영어캠프 방학기간에도 수고의 땀을 흘렸다.
이영환 교장은 “영어에 자신이 없던 학생들이 영어놀이 중심교육으로 영어와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며 “방학을 반납하며 매일 당번 점심 준비와 안전에 힘써준 교직원, 학부모회 등 교육공동체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고창=안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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