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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드러난 ‘자해’, 지금이 기회입니다. (9월,교사뉴스레터)
작성자 송호영 등록일 18.09.04 조회수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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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드러난 자해’,

지금이 기회입니다

 

이전에는 학생들이 자해를 비밀스럽게 여기고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말하기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해에 관한 이야기가 청소년 건강 이슈로 인터넷 기사, 음악, 영화, TV 프로그램 등 문화 산업 전반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해를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했으며. 학생들은 이전보다 더 쉽게 자해 흔적을 친구나 주위에 알리고, 공유합니다. 이러한 공개적인 자해 행동 결과의 공유는 숨어서 자해행동을 하던 학생들까지도 드러나게 하여 많은 학생들이 자해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랍고 당황스러운 일이며, 심지어 이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매우 우려스럽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뉴스레터 특별편에서는 자해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도울 것인지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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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란?

자해(Non-Suicidal Self-Injury: NSSI)는 자살 의도 없이 자신의 신체에 일부러 상처를 입히는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말합니다. 자해의 방법에는 손목과 팔 등의 피부 긋기, 문지르기, 긁기, 잘라내기, 부딪히기, 멍들게 하기, 스스로 때리기, 화상 입히기, 피 뽑기(사혈) 등이 있습니다. 주로 학생들은 면도칼이나 커터칼 이외에도 가위, 펜 끝, 손톱, 유리 조각, 깨진 CD, 부러뜨린 칫솔대 등 다양한 자해 도구를 사용하여, 손목, , 허벅지, 어깨 등 여러 신체 부위에 경미한 상처를 냅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왜 요즘 자해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나?’라며 의문을 표합니다. 먼저 청소년의 10~15%가 자해행동을 한다는 통계수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숨어서 자해행동을 하던 학생들이 서서히 수면위로 노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해 발생률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비슷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병원 치료를 받는 학생들 중 40~60%에게서 자해경험이 있다는 보고도 고려해야할 점입니다. 최근 조사 (인천교육청, 2018)에 따르면, 자해에 대한 검색 빈도가 20188월이 20178월에 비해 초··고 남녀 학생 모두에게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더욱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해행동의 징후>

-계절과 맞지 않는 복장: 더운 날씨에도 긴팔 옷을 입음

-손목밴드를 계속 붙임

-신체가 드러나는 학교활동 참여를 꺼림

-붕대를 자주 사용함

-면도날 같은 적절하지 않은 용품 소지

-피부 위에 설명되지 않는 화상, 자상, 상처 및 흔적이 있음

-우울 및 불안 증상이 악화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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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를 하는 이유


자해는 친구, 선생님, 학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만이 아닙니다. 관심을 받기 위해 자해를 하는 학생은 4% 미만이며,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자해행동은 그 순간 느끼는 ‘강렬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해결책입니다. 즉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감정을 다스리는 ‘안정적인’ 방식인 것입니다. 삶이 고통스러운 학생들에게 무감각과 공허함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방식이 되기도 합니다. 죽고 싶어서 자해를 한다는 잘못된 생각들이 꽤 흔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에게는 “감정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잘 살아 보려고, 오히려 죽지 않으려고, 스스로에게 고통을 가해 감정을 조절하거나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자기 처벌’의 맥락에서 자해를 합니다. 이런 학생은 부모를 비난하거나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물건을 부수는 행동을 하여 공격성을 밖으로 표출하기보다, 자해 행동을 통해 자신에게 공격성을 향하게 하여 스스로를 처벌하는 학생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생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감정적인 상황을 이겨내는 데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극복하고 다음으로 넘어 가는데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하니 자신에게 스스로 벌을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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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의 위험성

이전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도 자해를 하는 학생들이 자살을 많이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질병에 대한 분류기준이 바뀌면서 ‘비자살성 자해’라는 질병분류가 생겼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죽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자해와 이러한 비자살성 자해를 구분할 훈련을 충분히 받았지만, 수련을 거치고 경험이 많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조차 면담하는 환자의 자살을 100% 예측하고 예방하기 힘든 것도 현실입니다. 그만큼 학교현장에서 비자살성 자해와 자살의 의도가 있는 자해를 구분하기는 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죽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자해는 안전할까요? 아직 학생들의 뇌는 성장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뇌의 조절 능력, 즉 브레이크 영역 또한 발달중이며 아직 완성되기 전입니다. 과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만 15세 전후 청소년의 뇌가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라고 합니다.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이 시기에 죽고 싶다는 의도 없이 자해 행동을 반복하게 될 경우, 본인이 원하지 않는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마치 경미한 접촉사고가 나서 길가에 차를 세웠는데 갓길주차 때문에 2차 사고가 나서 그 사고를 처리하던 사람이 현장에서 사망하게 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자해는 반복 될수록 내성이 생겨 그 강도와 횟수가 심해지며, 죽고 싶은 의도 없이 한 행동일지라도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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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할 수 있는 일

자해는 학생이 도움을 요청하는 아주 강력한 신호입니다. 선생님과 학부모님은 “아이가 왜 자해를 할까?”라는 점이 궁금하실 겁니다. 그 정확한 원인을 찾는 과정은 전문가에 의한 아이와의 면담, 가족에 대한 체계적 탐색과 전문적 상담이 필요합니다.
선생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은 우선 자해학생에게 동반 될 수 있는 자살 위험성에 대비해 학부모님 및 학생정신건강 담당자에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해의 특징 중 하나가 쉽게 주변 학생들에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므로 공개적으로 자해행동에 대해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해 행동 자체에만 관심을 두고 접근하면 자칫 부정적인 행동으로 주위의 관심을 얻으려는 의식적·무의식적 행동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여 그에 맞게 대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1. 차분하게 자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자해 경험이 있는 학생의 60%는 다시 자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낙관하는 태도로 학생을 대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학생과 자해에 대해 이야기 하셔야 됩니다. 자해를 함께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자해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가. 당황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대하기
학생과 이야기 할 때, 선생님은 당황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학생을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학생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인정하고 아이가 느끼는 것에 대해 공감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나. 공감하기
자해하는 학생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왜 이런 행동을 했니?”라는 질문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니?”라는 질문이 더 유용합니다. “왜 자해를 하니?”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내 자신이 싫어서요.”, “내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적어도 나한테 관심을 보이고 내 말을 들어주잖아요.”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자해를 하게 되니?” 라고 물으면 “그걸 하면 내가 진정이 돼요.”, “적어도 내가 살아있다고 느껴져요.” 라고 대답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너에게는 스트레스가 어떻게 느껴지니?”라고 물으면 “저에게 스트레스라는 건 내가 내 살갗을 뚫고 뛰쳐나오고 싶을 정도로 감정적으로 압도되는 경험이에요.”라고 대답하기도 합니다. 학생마다 그런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이 다르겠지요. 하지만 몇몇 어른들은 “그게 뭐가 그렇게 힘드니?”, “난 어릴 때 더 힘들었어. 너는 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하면 되잖아.” “너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좀 보렴.” 이라고 하며 학생들의 고통을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선생님은 자해행동 자체에 관심을 주는 대신 학생이 가진 장점이나 잘한 행동에 대해서 엄지를 척 올리거나 미소를 지으며 “너 정말 괜찮은 아이구나!”, “잘했어!”, “그래 이거지.”, “괜찮아, 다음에 한 번 더 해보자.” 같은 인정 자해학생을 대하는 핵심 태도는 바로 인정입니다. 인정이란 다른 사람의 관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소중히 여긴다는 개념입니다. 자해학생의 관점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지 않은 채 새로운 관점을 모색해 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상담 시 선생님은 학생의 감정, 생각, 행동 모두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인정의 태도가 결여되면 상담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 칭찬으로 학생에게 관심을 보여주며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궁극적으로 자기 존재에 대해 인정을 받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제일 많기 때문입니다.

다. 관찰하기
만약 학생이 자해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그러한 반응이 당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다려주세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이후 학생의 기분이 이야기를 할 정도로 나아지면
1) 그 동안 무엇이 자해 행동을 촉발시키는지 알고 싶고
2) 자해 직전 학생의 내면 상태가 어땠는지 (화가 난 것인지, 무기력 한지, 불안  혹은 우울감을 느끼는지, 자해가 멋있어 보이는지 등)
3) 자해 행동을 시작하게 하였거나 계속 하게 만드는 외부 자극 (SNS 사진,  가족 문제, 친구 문제, 성적 문제, 외모 문제 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점을 미리 알리고 이후에도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점을 학생에게 알려 주세 요. 그리고 이후에도 조금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학생을 대해주세요.



라. 대안 찾기

<선생님이 자해 학생을 대할 때, 피해야 할 태도>
- 무작정 ‘자해를 멈춰.’라고 말하지 않기
- 학생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지 않기
-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훈계하듯 이야기 하지 않기
- 아이가 자살 할 의도가 없이 자해만 했다는 듯이 비웃거나 조롱하듯
  대하지 않기
- 가혹하고 장기간의 벌칙으로 느껴지는 제한은 피하기
- 아이가 누릴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하면서 불편함을 초래하거나
  협박하지 않기
- 강압적으로 자해 행동을 막거나, 최후통첩은 하지 않기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가 형성 된 후, 학생이 자해 외의 다른 대안을 원하는 경우에 자신의 스트레스나 강렬한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다른 즐거운 일(걷기, 춤추기,  음악듣기,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 대한 문학책 읽기, 도움이 되는 친구와 이야기하기, 땀 흘리며 운동하기 등)을 같이 생각해보고 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이 자해 학생을 대할 때, 피해야 할 태도>

무작정 자해를 멈춰.’라고 말하지 않기

학생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지 않기

-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훈계하듯 이야기 하지 않기

- 아이가 자살 할 의도가 없이 자해만 했다는 듯이 비웃거나 조롱하듯

대하지 않기

- 가혹하고 장기간의 벌칙으로 느껴지는 제한은 피하기

- 아이가 누릴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하면서 불편함을 초래하거나

협박하지 않기

- 강압적으로 자해 행동을 막거나, 최후통첩은 하지 않기


2. 학부모님께 알리기
학생의 자해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면 선생님 혼자서 대처하지 마시고 학교 관리자, 학년부장 선생님,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등 동료 선생님과 어떻게 할 지 논의한 후 학부모님께 되도록 빨리 알려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학생을 돕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자녀가 자해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님들은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학부모님의 반응에 같은 어른으로서 공감하고 선생님도 학생을 돕기 위한 조력자로서 노력하겠다는 점과 가정에서도 학생의 상황에 적절한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는 점을 말씀해 주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인 학부모 반응>

- 충격을 받고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 함

- 공감, 연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함

- 자녀를 충분히 사랑하고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낌

- 자녀가 학부모에게 힘든 점을 숨겼다는 생각에 분노, 좌절,

무기력감을 느낌

- 자녀를 비난함

- 그 사실을 선생님이 먼저 알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 화가 나거나

부끄러워 선생님을 공격하기도 함


3. 정신건강전문가에게 연계하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학생들은 자해에 대한 조절력이 떨어집니다. 학생의 의도는 죽고 싶은 마음에서 자해를 한 것이 아니었을 지라도 이러한 조절력의 부족으로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르는 일이 생깁니다.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자해를 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정신건강전문가에게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도 학부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하는 경우가 많고 학부모도 알아서 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선생님이 여러 번 설명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자살의 의도가 없는 비자살성 자해의 경우, 자살시도로 잘못 간주하여 즉각적인 안전보장을 위해 취한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비자살성 자해인지, 자살위험이 높은 자살시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는 정신건강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참고문헌

- 신경정신의학 3(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 2017)

- 자해 청소년을 돕는 방법(마이클 홀랜더,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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