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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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경선 | 등록일 | 20.08.05 | 조회수 | 48 |
발음
아침에 출근하면서 차 내에서 라디오 뉴스를 듣는데 이런 멘트가 나온다. “비시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00위원회에서 이러이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가만.. (머리를 빗는) 빗이 많다는데 왜 돈을 다루는 기관에서 참견을 하는 걸까? 의아했는데 계속 듣고 보니 그게 머리에 사용하는‘빗’이 아니라 남에게 꾸어 쓴 것으로서 갚아야 할 돈의 의미인 ‘빚’이었던 모양. 그렇다면 이 멘트 담당자는 뉴스 진행의 기초도 교육받지 못했거나 다른 어휘로 알고 있다는 의미?
가끔 듣고 있노라면 이러한 발음 문제를 포함하여 띄어 읽기가 아주 엉망인 분들도 있다. ‘올해의 수영 경기가 잠실학생 / 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들을 때마다 짜증이 나는 건 얘들이 정말 의미를 모르고 있거나 습관적으로 앞에 적혀진 원고를 의미 파악 없이 읽기만 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 이 동네 뉴스라고 다를 게 없다. 바로 얼마 전, ‘취업률이 높은 전주비전 / 대학교에서는’ 뭐라뭐라...
제대로 읽자면 잠실 / 학생 체육관이 되어야 맞고 전주 / 비전대학교가 맞는 讀法이다. 連音과 띄어 읽기가 전혀 안 되어 있는 아나운서들을 내보낸다는 건 그 방송국에 그 아나운서보다 똑똑한 사람이 없거나 그걸 지적할만한 실력자(?)가 없거나 질서가 엉망이거나.. 눈의 속도가 읽는 속도를 분명 앞설 텐데 그걸 의식하지 못하고 계속 되풀이 방송을 내보낸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하다못해 모니터하는 작자들도 없다는 말인가?
혹자는 우리말이 배우기에 쉽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한 꺼풀만 벗기고 들어가면 아주 복잡하고 지금도 규칙을 세울 수 없을 정도의 단어와 예들이 즐비하거니와 위의 예에서 보듯 전문가(?)라는 인간들조차 엉망으로 발음해대는 판에 우리말을 처음 배우는 외국인들은 어찌할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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