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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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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제도의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작성자 전주기전여자고 등록일 20.03.12 조회수 122

장인균 <전주기전여고 교장·호남기독학원 상무이사>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제도나 법도 완전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가치 기준과 개인이 처한 위치뿐만 아니라 생활환경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제도도 마찬가지다. 2022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대입제도 개편 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에서 시민 400명으로 시민참여단을 구성하여 개편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어떤 권고안이라도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만족할 만한 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대학의 사전적 정의는 고등 교육과 여러 학문을 연구하는 최고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다수 국민 머릿속에는 이러한 대학의 정의보다는 대학의 사회적 기능이 더 많이 각인되어 있다. 대학을 통하여 신분이 결정되고, 직업이 결정되고, 한 개인의 거의 모든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입 제도는 모든 국민, 특히나 학부모의 중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조금은 엉뚱한 이야기이지만 대학 입학제도에 국민들이 무관심 하도록 하여 해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떻게 하면 대학 입시가 많은 국민들의 관심 밖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옛날에 우리 집안은 가난하였지만 행복하였다.” 또는 “선진국의 기준이 국민들이 소유한 아파트 평수가 아니라 국민들이 누리는 문화 수준이다.” 또 “행복한 사람은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런 말을 많이 하기도 하고, 또한 많이 듣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돈이 많으면 충분히 행복하다고 세뇌된 사람들이다. 그래서 돈을 많이 가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좋은 대학, 돈 많이 벌 수 있는 학과에 입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사회적 인식 속에서 살아간다.
 

 


다행히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강박관념과 사회적 인식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한 삶은 돈을 많이 가진 삶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이다”라고 하는 인식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대학입시에 덜 관심을 두지 않을까?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내가 하고 싶은 일, 나에게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생각에서 대학입시 제도에 대한 관심은 멀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성인군자들만 가질 수 있는 생각 같아서 실현 불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면 대입제도를 개별 대학에게 완전히 자유롭게 맡기면 어떨까? 왜 국가가 대학 입학 제도에까지 관여해야 할까? 대학은 소신을 가지고 분명한 인재상(人才像)을 제시하고, 수험생은 본인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적합한 실력과 스펙을 준비하고, 또 대학은 지원한 학생 가운데 가장 적합한 학생을 뽑으면 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머리 좋고 능력 있는 학생이,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성과 적성에 맞는 대학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판사가 되고 싶은 학생은 정직한 인성을 가진 학생이어야 할 것이다. 요즘 대법원의 판결 거래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사법부 판결 못 믿겠다는 응답이 64%이고, 신뢰한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하다. 단지 머리 좋은 학생(시험 잘 보는 학생)이 인성과 적성에 관계없이 판사가 되고, 권력을 갖는 데에서 오는 부작용이라 생각한다.

 

 

성적과 관계없이 직업에 맞는 인성을 가진 학생을 뽑는 입시 제도를 만들고, 또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격과 인성을 평가하는 제도가 대입 제도의 최종 목적지가 되면 좋을 것 같다.

 


 
대학 입학 제도를 대학 자율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학 입시 제도의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이 서열화돼 모든 학생과 학부모는 명문대학 진학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또 대학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입시 제도를 대학 자율로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대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더 많아졌다. 왜 지금 대학 입시 제도를 바꿔야 되는지? 그 근거는 과학적인지? 충분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입학 제도를 찔끔찔끔 바꾸는 것보다, 고등학교는 고등학교의 교육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정책을 개발하고, 대학은 대학의 정의에 충실한, 대학을 살리는 과감한 정책을 펼친다면 대학 입시제도는 저절로 해결되리라 믿는다.

 

http://www.jeonbuktimes.co.kr/news/view.asp?idx=4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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