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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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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걱정이네요
작성자 전주기전여자고 등록일 20.03.12 조회수 107

장인균 <전주기전여고 교장·호남기독학원 상무이사>

 

 

저 출산! 인구감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예견된 문제이고, 이제 현실이 되어 다가올 따름이다. 앞으로 우리가 감당해야 할 고통과 해결해야 할 문제는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문제가 당장 모든 국민이 겪는 고통이 아니고, 지금 당장 체감 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남의 일처럼 입으로만 걱정하는 게 아닌가 싶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같은 해에 같은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나라의 인구 통계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한때 좁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 걱정이라며 산아를 제한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는 집안에 아이가 셋만 있어도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집안에 아이가 셋만 있으면 애국자란 소리를 듣는다. 일제강점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에게만 부르던 호칭이, 이제는 아이 셋만 가져도 듣게 되었으니 어쩌면 아이 셋을 낳아 기르는 일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과 같이 중차대한 일이 되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요즘 많은 젊은이가 결혼하려 하지 않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고, 그 가족을 위하여 희생하고 사랑하는 것이 가치의 뒷 순위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요즘 젊은이들은 지금의 행복과 즐거움을 우선으로 여기는 듯싶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확신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이며, 지금 당장은 감당할 수 없는 불편한 구속이라 생각하지 않나 싶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 버린 현상이다.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로부터 배운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혹은 사회의 제도와 현상을 통해서 학습한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젊은이들이 지금 우리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에 그들의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여간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고 어쩌면 앞으로 청년과 기성세대, 우리 모두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서울의 일반고 학교당 평균 신입생 수는 지난해 285명에서 올해 245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신입생수가 약 16% 준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 올해 신입생 수가 100명도 안 되는 미니 고교가 생겼다고도 한다. 대입에서 중요한 내신을 잘 받기 위하여 몇몇 학교에만 학생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시골 학교의 학생 수 감소는 더욱 심각하다. 13개의 초등학교가 있는 진안군의 전체 초등학생수가 전주시 어떤 초등학교 전체 학생 수보다 적다고 한다.

 

 

 

우리가 어느 날 동네에서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던 것처럼, 초등학교를 발견하기도 어렵게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 또한 중요한 사회갈등 요인이 될 것이다.
 

 

 


 
인구 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그동안 쓴 예산이 8조 원이라고 한다. 개선된 바가 없으니 잘못된 정책에 많은 돈을 낭비한 셈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사람마다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결혼하지 않으면 세금을 많이 내게 해야 한다. 결혼하면 집을 주어야 한다. 아이 셋을 낳으면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을 해야 한다. 다 나름으로 소신을 가지고 합당한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런데 우리보다 일찍 이 문제에 직면한 일본에서 답을 찾아봄도 좋을 것 같다. 일본 어느 지자체에서는 ‘결혼 중매 자원봉사자’를 두어, 결혼 연령대를 낮추고 주민 행복도도 높였다고 한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출산 적령기의 여성 인구가 이미 감소한 상태에서 출산율을 높인다고 신생아 수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에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인식을 하게 하는 것이다. 젊은이들과 육아에 대해 과감하게 지원하고 투자하여 청년들에게 일자리, 주거, 교육에 대한 걱정을 없애 주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정규직을 늘려, 국민들이 청년들의 삶이 안정되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익함을 알게 해야 한다. 또한, 양성평등의 실현이 미래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인식의 변화를 통하여 전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때 자연스럽게 젊은이들의 결혼 연령도 낮아지고,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다. 그때 한국은 인구 절벽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http://www.jeonbuktimes.co.kr/news/view.asp?idx=33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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