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신흥고등학교 로고이미지

공지사항(교무)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전주신흥고 제14대 조재승 교장 선생님 퇴임사
작성자 최은경 등록일 20.02.28 조회수 428

학교장 퇴임사

학교장 조재승

  (앞부분 생략)

  저는 토대를 잘 쌓아주고 후임자는 그 토대 위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해야 될 일을 후임, 후배 교사들에게 남기고 간 것 같아 떠나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 오기까지도 내려놓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기독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중·고가 6년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어 보는 것, 학교재산을 지키는 문제, 체육관 건립과 운동장 개선 사업, 120-30여 년전 미국선교사들이 이 지역에 세운 교회, 병원, 학교가 관계를 회복해 그동안 받았으니 이제 주는 성격의 공동사업을 함께 하는 일 등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의 계획과 그에 대한 마지막까지의 책임감이 다른 분들에게는 저의 집착이나 몽니, 또는 저를 위한 일로 비쳐질까도 염려스럽습니다. 이제 저는 하나님을 핑계하며 저를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비겁이 아니라 영적인 문제,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일로 이것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남은 여러분에게 한없이 미안한 일이지만 남은 일, 그리고 해야 할 일은 제가 아니라 여러분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이라고 믿고 이제 저는 제 역할을 내려놓고 학교를 떠나고자 합니다. 우리의 삶과 역할은 한시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간은 영원합니다.

 

  몇 년 전 학교역사관을 만들면서 저는 빌 213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이 말씀이 우리의 지난 120년의 학교역사에 대한 고백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자랑하는 신흥의 120년의 역사는 하나님께서 만들어 오신 역사이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께서 만드신 역사, 하나님께서 이끄신 역사이다. 우리는 소원했지만 그 역사를 완성하시는 이는 우리의 주 하나님이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내세워서는 안 되고 이 역사가 자랑스럽다면 우리를 통해 신흥의 역사를 만드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는 고백을 바탕으로 역사관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역사관에 가보면 사진 몇 장과 그를 설명한는 글은 있지만 전시된 자료가 거의 없음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지난 120년의 신흥의 역사가 순탄치 못했음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순탄치 못했던 과거의 우리의 모습입니다.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해방될 때까지 10년 동안 학교는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는 잡초가 무성한 폐허가 되었고 학교의 교육자재, 자료는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고 또는 사라졌습니다. 해방 후 한 때 미군 부대가 주둔하기도 했고 민족사의 비극인 한국전쟁의 수난도 겪었습니다. 1982년 신흥인의 마음의 고향이었던 학교 본관 건물의 화재로 학교의 수많은 자료가 안타깝게도 함께 소실되었습니다. 우리가 역사관에서 보는 것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이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통해서입니다. 자료가 없는 것이 자랑이 되는 역설 속에 우리는 우리 신흥의 역사를 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어려움과 때때로 우리의 교만을 치시는 방법을 통해서 우리를 통해 우리의 신흥의 역사. 우리의 민족사를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학교역사관을 통해 우리가 만나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런 고백을 통해 우리의 과거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선생님들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교육은 인격체는 만나는 것입니다. 비인격적 통계가 아닌 같은 아이에게서도 매일 매순간 다른 모습을 만나며 대응하는 고도의 창의적 직업이 교직입니다. 교직을 권하는 저에게 제 딸은 아빠 나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했습니다. 교직을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직업으로 본 것입니다. 당시 나는 제 딸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교직을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로 저도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교직은 같은 일을 반복하는 단순하고 지루한 직업이 아닙니다. 매 순간 같은 아이에게서 새로운 모습과 상황을 만나면서 대응해야 하는 고도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교육이 창의적일 때 우리에게 미래의 희망이 있고 지금이 행복합니다. 논리의 비약이 될 수 있지만 교직 40년을 마감하며 제가 갖는 교직관입니다. 4: 19 의 말씀을 상기합니다.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다시 해산하는 수고를... 바울 사도의 이와같은 간절함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우리 학생들을 향한 우리 신흥의 선생님들의 간절함이 되기를 저는 기도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존경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저는 당부합니다. 우리학교의 건학이념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사람이 되는 사람을 기른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진실하고 겸손한 삶을 살게 됩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으로 살게 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람은 자신의 삶의 자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고 형통케 하는 사람이고 평화를 가져오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러한 사람으로 살 때 여러분을 가르친 선생님들은 교직의 보람과 자긍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여러분을 가르친 선생님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여러분들의 선생님들로부터도 존경받는 삶이되기를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여러분을 존경합니다.

 

  저는 이제 말을 맺으면서 학교 이름 신흥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신흥은 세상을 새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새롭다하는 말은 단지 이전과 다르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보다 나은’‘보다 살기 좋아진의 의미를 갖습니다. 지난 120년 동안 세상을 새롭게 하는 일에 신흥인의 삶이 있었습니다. 이런 삶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져 세상 속에 신흥인의 선한 리더십이 있기를 소원하면서 저의 인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전글 휴업 중 활용 가능한 주요 온라인 학습자원 안내
다음글 2020학년도 신학기 개학(입학) 연기 및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