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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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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0주년 기념사
작성자 전주신흥고 등록일 19.03.05 조회수 362

아래 글은 전주 YMCA, 전주 YWCA. 전북 NCC, 전북인권선교협의회, 예수살기,

그리고 전주 3.13 독립만세운동의 주역이었던 우리학교가 공동 주최하고 전주시가 후원한

3.1운동 100주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행사에서 한 기념사입니다.


조 재 승 (전주신흥고등학교 교장)


김경신, 이기곤, 김병학, 김점쇠 이 분들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19877월 이한열 열사 영결식 때, 문익환 목사님은 통곡하듯 민주화운동의 26분의 열사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불렀습니다.

전태일 열사여 ......

김상진 열사여 ......

광주 2천여 영령이여......

학문의 고고한 강단에서 자신의 삶을 민주와 민중의 거친 광야로 불러낸 친구 장준하도 호명하였습니다. 열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것이 문목사님의 연설의 전부였습니다. 문목사님이 호명한 분들은 민중, 민주화 과정에서 분신, 투신 또는 타살되어 산화한 분들이었습니다. 그의 연설은 명연설로 회자되고 있는 링컨의 게티즈버그의 연설도, 케네디의 연설도, 그 어느 누구의 연설도 감히 견줄 수 없는 감동과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한 인류사에 기록될 명연설이었습니다. 민중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민주주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면 또는 우리가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결코 그 분들의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웅변이었습니다.


김경신, 이기곤, 김병학, 김점쇠 이 분들이 누군지 아십니까?

 

신흥학교 학생들로 3.13독립만세운동을 주동하다 옥사하신 분이고, 옥고의 후유증으로 순국하신 열사들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 분들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가족과 후손들을 알지 못합니다. 후손들은 해방된 후에도 당당하지 못했고 배우지 못했고 가난했습니다.

문익환목사님이 민주화제단에 목숨 바친 이들을 하나하나 불러내었듯이 민족의 독립을 위해 산화한 이분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불러내고 기억해야 합니다. 3.1정신의 계승은 이 불러냄과 기억으로부터 시작해야 진정성을 갖습니다. 전주 3.1운동을 말하면서 김경신, 이기곤, 김병학, 김점쇠를 알지 못하고 아직도 우리의 기억이 유관순 열사에만 머무르고 있다면 오늘 이 기념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전주시에서는 신흥학교와 다가산 일대를 항일민족운동의 역사벨트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3.1운동에 참여한 무명의 열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등을 올해 세우고 일대를 정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자제가 이런 발상을 가졌는지 또는 하고 있는지 과문한 저로서는 알지 못하지만 전주시의 이런 사업은 역사를 바로잡는 일로서 시민들 모두가 환영하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제가 앞에서 언급한 이 지역의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희생이 국가적으로 인정되고 대우받도록 해야 합니다. 후손이 없고 설혹 있다 해도 후손 중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이들 가운데 여럿이 아직도 독립 유공자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후손이 없으면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찾아 인정하고 기려 주어야 합니다. 이는 순국선열과 그 가족들의 희생으로 독립의 혜택을 받고 있는 후 세대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청산도 중요하지만 기억은 더 중요하다고. 이완용 같은 매국노를 단호히 청산해야 민족정기가 바로 섭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소중히 해야 할 일은 독립투쟁의 과정에서 산화하거나 고통당한 분들에 대한 뚜렷한 기억입니다. 이런 기억은 우리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식민 지배를 당한 것은 분명 치욕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그 지배를 거부하고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싸운 것은 우리 민족사의 자존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사를 주체적 관점으로 보는 것입니다. 한 줌도 안 되는 친일파 때문에 우리 역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자기 부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항일투쟁의 관점에서 우리 민족사를 보아야 합니다. 수 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이런 투쟁으로 우리 민족은 세계사에 유래가 드문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것입니다.


이제 기념사를 마치며 제안합니다. 기대했던 북미회담이 결렬되었다는 어두운 소식으로 3.1100주년 행사를 맞이하였습니다. 일제 강점 35년 보다 더 긴 74년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3.1정신은 이제 평화와 통일의 정신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올해 100주년보다 내년의 101주년, 102주년을..... 상황이 제 아무리 어려워도 매년 더 성대하게 순국선열들의 이름을 부르며 평화와 통일의 그날까지 모이고 행동하길 약속해야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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