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시험(2024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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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 | 등록일 | 24.11.06 | 조회수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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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이 말이 생각나는 오늘이다.
그동안 희망 학생 3명과 한 달에 걸쳐 코딩 공부를 해 왔다. 결과를 떠나서 자발적으로 코딩 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마음을 먹어준 학생들을 나는 높이 평가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중학생들로서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드디어 코딩 시험 응시일. 아침 일찍 정현이에게서 전화가 온다. 보통 전화를 잘 하지 않는 녀석인데 무슨 일일까? “선생님 오늘 저는 코딩 시험에 응시를 못하겠어요. 감기가 아주 독하게 걸렸어요. 열나고 토하고 그래요. 죄송해요.” 이 전화는 나를 무척 놀라게 했다. 왜냐하면 가장 열심히 코딩 공부를 한 학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딩 시험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아주 강했고 수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잘 따라와 주었다. 그래서 ‘정현이는 무조건 합격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헌데 아파 시험에 응시조차 하지 못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아쉬웠다. 아니 본인이 더 아쉬울 것이다. 나는 담담하게 “그래, 오늘은 푹 쉬어라. 시험은 다음에 다시 보자.”라며 대답을 하였지만 속으로는 무척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역시 ‘시험을 앞두고는 컨디션 유지가 참으로 중요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두 명의 학생과 함께 아침부터 학교에 모여 모의고사 문제를 마지막으로 풀고 학교 근처에서 식사하고 광주로 향했다. 시험 시간은 2시. 학교에서 출발 시간은 12시. 이런... 가다보니 광주 톨게이트에서부터 차가 밀린다. 시간은 1시 15분을 지나고 있다. 나는 애가 탔다. 시험 시간에 늦어 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응시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면 학생들은 얼마나 실망할까? 그럴 수는 없지. 정현이가 아파서 못 본 시험인데 우리 두 학생이라도 반드시 응시하게 하고 좋은 결과로 합격하게 해야지. 운이 많이 따라주려는지 다행히도 늦지 않고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험 시작 시간이 되어 들어가는 학생 둘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과 합격의 기운을 가득 담아주었다. 마치 수능 시험을 치르러 들어가는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기다렸다. 1시간 후 시험을 치르고 나온다. 나오는 학생들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다. 으~~~~ 표정이 좋지 않다. 어쩐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에 올라타서야 살며시 물어본다. “어땠니?” 둘 다 대답이 없다. 기다리기를 잠시... 조심스레 대답한다. “떨어졌어요.” 나는 전혀 아닌 척. 실망하지 않은 척. “그래? 괜찮아. 그래도 잘했다.” 더 이상 자세히 묻지 않기로 했다. 나의 실망보다 본인들이 더 실망하고 속상할 것이 분명했기에.
근처에 서점이 있어 좋은 책을 한두 권 선물하기로 했다. 시험의 결과를 떠나서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는 의미이다. 서점을 돌아다니며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을 두 권씩 고르고 나는 오늘 참석하지 못한 정현이가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시험 응시 기념으로 서점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시간이 지나 두 학생은 오늘을 기억할까? 잠시 실패했던 기억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다시 도전하고 다시 노력하여 다음에는 반드시 합격할 테니까. 이번 실패는 우리 학생들을 단단하게 만든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시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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