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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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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78(20240704)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7.04 조회수 13
첨부파일

제나온 일흔여덟 번째 편지, 202474, 목요일에

 

점수 / 이옥용

 

 

92점 받았다

오늘 난 92점 짜리

집에 오니 엄마는 없고

싱크대엔 그릇이 수북

엄마는 몇 점일까?

아빠는?

가끔 맘에 드는 선생님은?

하느님은?

 

                                알파고의 말(청개구리, 2019)

 

 

▷ 하느님이 천사들과 함께 시험 감독을 나갔습니다. 마침 하느님이 사는 동네에서는 중간고사 기간이었는데 시험 감독을 철저히 하기 위해 한 교실에 2명씩 감독선생님을 배정합니다. 감시한다는 뜻의 감독이라는 말이 영 찜찜하지만 선생님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기꺼이 학교에 갔습니다. 시험을 치는 교실은 적막강산이었습니다. 물론 시험지를 받기도 전에 답안지에 아무렇게나 마킹을 하고 곧바로 엎드려 자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되자 맞았네, 틀렸네를 외치고 탄식을 쏟아내며 교실이 야단법석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이 답안지를 걷어가지고 나오면서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아이들은 몇 점을 맞아야 맘에 쏙 들어 만족하게 될까요?”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습니다. “딱히 좋아하는 점수는 잘 몰라도, 80점은 맞아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앞서나가도 뒤처져도 불안감이 크잖아요? 그러니 80점 정도면 수우미양가, ABCDE 중에서 두 번째이니 그 정도면 안심 점수라고나 할까요? 2080이라는 말이 있던데, 적어도 20%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소리 아니겠어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2080이라는 말은 오래 전 말이지요. 요즘은 한 자리 숫자로도 불안해서 앞에 0이라는 숫자가 붙어야 한답니다. 0.1%, 아니 0.01%, 심지어는 0.001% 정도는 되어야 어깨에 힘주고 공부 좀 하는구나, 라는 소리를 듣는답니다. 그러니 100점을 맞는 게 최고가 아니라 올백(ALL 100)을 맞거나, 아니면 전체 과목 통틀어서 한두 개 실수로 틀려야 안심할 점수가 되지 않겠어요?” 하느님과 천사들이 모두 입을 딱 벌리고 놀라는 중에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아프리카 반투족 말에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우분투라는 말이 있다고 해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내 일, 네 일 구분 없이 한마음으로 살아가는 반투족에게 우분투라는 말은, 일상에서 주고받는 인사말이랍니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이지 않겠어요? 100점도 좋지만 80점도 좋고, 50점이든 30점이든, 설령 낙제점이다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점수가 바로 내 마음에 딱 드는 점수가 되는 거죠. 학창시절 제 친구도 그랬답니다. 친구가 공부를 못하는 과목은, 자기도 일부러 점수를 친구 점수에 맞게 시험을 쳤어요. 친구와 함께 고통과 기쁨을 함께 하려고. 안심할 만 한 점수도 좋고, 기뻐할 만 한 점수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는 점수야말로, 진정 맘에 쏙 드는 사랑스러운 점수라 할 만 하지 않나요?”

 

 

어제(73, 수요일) 시청각실에서 축제 오디션을 치렀습니다. 신바람 나는 축제를 위해 함께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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