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62(20240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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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6.11 | 조회수 |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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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예순두 번째 편지, 2024년 6월 11일, 화요일에
개구리 물에 빠져 죽다 / 김미희
개구리 알이 우리 집에서 올챙이로 깨어났어요 헤엄치며 잘 놀더라구요 뒷다리 앞다리 다 나왔는데요 개구리가 되더니 죽어버렸어요 물에 빠져서요
개구리를 묻어주며 알았어요 개구리에게 숨 쉴 땅을 만들어줘야 했다는 걸 놀이터 하나 만들어줬으면 됐을 것을 물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개구리를 키우시는 여러분 개구리에게 놀이터를 꼭 만들어주세요 돌멩이 하나면 돼요 잠시 숨 쉴 곳이 필요해요
개구리가 우리 집을 떠나던 날 개구리가 우리랑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Humanist, 2013)
▷ 하느님이 천사들과 동네서점에 갔어요. 그곳엔 책들이 김치항아리 같았어요. 한 권 한 권의 책을 주인이 숙성시키는 듯했거든요. 언어들은 책이라는 항아리 속에서 잘 익어가고 있었지요. 그곳에 드나드는 손님들도 책방에 들어오면, 주인이 여기저기에 손 글씨로 써놓은 감칠맛 나는 문장으로 숙성되는 듯했어요. 서점이 장독대라고 할까요? 가만 보니 책방 이름이 ‘잘 익은 언어’라니요! 부처님은 이 책 저 책 만지작거리다가 ‘세계는 왜 싸우는가’라는 책을 한 권 집었어요. 세실리아 천사님이 말했어요. “하느님, 아직도 그 까닭을 모르세요? 사람들이 싸우는 건, 덧셈.뺄셈.곱셈.나눗셈 등등, 수학을 못해서 그래요. 나와 너 사이의 슬픔을 빼고, 기쁨을 더하고, 고통을 나누고, 사랑을 곱하면 얼마나 인생이 살맛나겠어요? 그런데 슬픔대신 기쁨을 빼고, 기쁨대신 슬픔을 더하고, 고통대신 사랑을 나누어 깨버리고, 사랑대신 고통을 곱해서 서로 원망하며 끝없이 싸우는 것 아니겠어요?” 마르첼리나 천사님이 말했어요. “수학도 중요하지만 국어를 못해서 싸우기도 하지요. 처음엔 어떤 말이든 좋고 나쁨이 없이 똑같았어요. 날씨가 ‘좋다, 나쁘다’처럼 말이에요. 날씨는 흐리기도 하고 맑기도 하고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내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입장에서만 낱말을 풀이해서 내 편, 네 편을 따지고, 좋고 나쁨을 구분하니 싸움이 일어나잖아요? 국어를 잘하는 사람은 단어에 속아서 편 가르기 할 일이 없으니, 싸울 리도 없어요.” 마리아 룻 천사님이 말했어요. “수학도 국어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 중요한 것 때문에 싸우지 않겠어요? 빼고 더하고 나누고 곱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좋은 것은 서로 많이 가지려고 싸우고, 나쁜 것은 서로 덜 가지려고 싸우는 것 아니에요? 국어를 잘한다는 것도 결국은 말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진실한 마음과 행동대신에 반질한 말만 앞세우는 것도 세상을 비참하게 만드는 싸움의 원인 아니고 뭐겠어요? 정말 싸움을 멈추게 하려면, 양서류 개구리에게 물과 육지가 동시에 필요한 것처럼,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과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 모두가 똑같은 무게로 대접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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