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48(20240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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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5.21 | 조회수 |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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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마흔여덟 번째 편지, 2024년 5월 21일, 화요일에
아이에게/ 최영미
빨강노랑초록 색종이를 접어 너는 무얼 만드니?
조각배 비행기 새 다이아몬드……
그래. 접을 수 있을 때 실컷 접어라. 펼칠 수 있을 때 실컷 펼쳐라 네 꿈을
머지않아 어른이 되면 함부로 펼치고 접지 못하리니.
▷ 종이나라는 종이를 제일 잘 접는 자가 임금님이 된답니다. 아홉 번을 접으면 장미 한 송이가 되고, 열세 번을 접으면 개구리 한 마리가 되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향기가 나는 꽃이 되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개구리가 될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렇게 대충 접는 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밖에 되지 못하니까요. 적어도 열 번씩 백 번을 백날은 접어야 장미꽃 한 송이가 향기롭게 피어나고, 못해도 백 번씩 백 번을 천 날은 접어야만 바위틈에서 겨울잠을 자다가 경칩에 깨어나 기지개를 펴는 산개구리 한 마리가 탄생한답니다. 천 년 만에 종이나라 임금을 뽑는 행사에도 여느 때처럼 하느님이 심사위원으로 내려 오셨어요. 아기공룡종이가 임금이 되어 천년씩 천 번을 다스리고 나서야 닥나무로 만든 한지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거든요. 모두가 자신의 모습을 접고 펴는 성대한 대회가 시작되었어요. 광대나물은 여린 암술과 수술을 섬세하게 접느라 여남은 날이 꼬박 걸렸고, 배롱나무는 휘어진 미끈한 줄기에 물관과 체관을 접어 넣느라 잠 못 이루는 밤이 백여 날을 넘었답니다. 고슴도치는 뾰족한 바늘을 온 몸에 접어 꽂고 오장육부까지 만드는 데는 거의 석삼년이 걸렸고, 머리에서 발끝으로 멀리까지 피를 돌려야 해서 가장 큰 심장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기린은 심장을 접는 데만 자그마치 스물두 해가 걸렸답니다. 하지만 하느님이 뽑은 종이나라 임금은, 오징어먹물을 섞어, 파피루스 갈댓잎을 짓찧어 자신의 모습을 접은 사람종이였답니다. 사람종이는 겉모습과 속 모습을 접는 데는 덩치가 산 만 한 흰수염고래종이보다 십여 년은 덜 걸렸지만, 하루에도 수천만 번을 오락가락하는 온갖 마음까지도 접었다가 펼치는 데는 천년도 모자랐으니까요. 인류의 조상이 까만 아프리카 흑인이 된 것도 다 그런 까닭 아니겠어요?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오늘 3박 4일 일정(2024년 5월 21~5월 24일)으로 2학년 제나온 친구들이 제주도로 체험학습을 떠납니다. 아름다운 추억 저장하시기 바랍니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제주도 사진을 위클래스 담당교사에게 올려주는 분들에게는 멋진 선물을 드리고 제나온 편지에도 싣습니다. 신바람 추억을 함께 공유해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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