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40(2024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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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5.08 | 조회수 | 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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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마흔 번째 편지, 2024년 5월 8일, 수요일에
어머니의 물감 상자/ 강우식
어머니는 시장에서 물감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물감 장사를 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온갖 색깔이 다 모여 있는 물감 상자를 앞에 놓고 진달래꽃빛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진달래꽃물을, 연초록 잎새들처럼 가슴에 싱그러운 그리움을 담고 싶은 이들에게는 초록 꽃물을, 시집 갈 나이의 처녀들에게는 족두리 모양의 노란 국화 꽃물을 꿈을 나눠 주듯이 물감 봉지에 싸서 주었습니다. 눈빛처럼 흰 맑고 고운 마음씨도 곁들여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해종일 물감 장사를 하다 보면 콧물마저도 무지개빛이 되는 많은 날들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색동저고리 입히는 마음으로 나를 키우기 위해 물감 장사를 하였습니다. 이제 어머니는 이 지상에 아니 계십니다. 물감 상자 속의 물감들이 놓아 주는 가장 아름다운 꽃길을 따라 저세상으로 가셨습니다. 나에게는 물감 상자 하나만 남겨 두고 떠났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그러했듯이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운 색깔들만 가슴에 물들이라고 물감 상자 하나만 남겨 두고 떠났습니다.
♧ 어머니의 마술이라니요! 가난한 물감장수의 자식이라서 맛본 어머니의 사랑이었군요. 그 가난함으로 진달래꽃 꿈을, 국화꽃 꿈을, 무지갯빛 꿈을 고운 꽃씨를 뿌리듯 덤으로 얹어 주셨군요. 그 무명베 같은 보드라운 사랑으로 자식은 가난한 자들이 향유할 수 있는 마음의 천국을 유산으로 물려받았고요. 지금 나의 곁에 있는 어머니 사랑의 흔적이 어느 날 이렇게 아득한 그리움의 유품이 될 수도 있는 거군요. 어쩌면 어머니는 당신의 꿈을 팔아 자식의 꿈을 들여놓는 성자(聖者)이신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은 자기와 닮은 사람을 만드시고, 우리 곁에 일일이 올 수 없어서 어머니를 대신 보냈다고 했잖아요? 오늘 밤 어머니는 또 나에게 어떤 물감 상자 같은 빛깔로 내 가슴을 물들여 주실지 기다려지는 봄날입니다. 뭉게구름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실지, 찔레꽃 향기를 봄밤에 담아 별빛으로 오실지도 모르니 가만히 어머니 손을 잡아 보는 제나온 친구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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