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다섯 번째 편지, 2024년 3월 15일, 금요일에

초원의 빛(Splendor in grass)/ 핑크마티니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어

나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새로 시작해야 할지

내가 헛된 꿈을 꾸는 건지도 모르지

혹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라

하지만 난 푸른 잔디가 자라는 곳으로 갈 거야

너도 같이 가지 않을래?

난 늘 더 많은 것을 원해왔어

그런데 뭘 가져도 늘 똑 같더라고

돈은 변덕스럽기만 하고

명예를 쫓아다니는 것도 이제 지겨워

바로 그때 네 눈을 봤더니

너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큰 것만 원하는 우리의 일상이

어느 새 죄악이 되어가고 있었던 거야

물론 재미도 있었지 하지만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겠어?

세상이 너무 빨리 움직여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푸른 언덕이 있고

차는 저 멀리 드문드문 보이는 곳

낮에는 찬란한 빛으로 넘쳐나고

밤에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

세상이 너무 빨리 움직여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 <<책은 도끼다/ 박현웅 /북하우스>> 내용 중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 팝송을 저자가 번역한 부분

노래 듣기 : https://www.youtube.com/watch?v=5XeWTrPjsc4

♧ 시간의 간이역 소행성 2024호가 유성처럼 우주를 쏜 살같이 달리고 있습니다. 우주의 오아시스인 지구별이 달리는 속도는 자그마치 시속 3만 킬로미터라니요! 믿을 수 없어서 기적이랄 수밖에요.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도 곁에 있는 당신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당신도 나 같은 생각을 하는 게 틀림없어요!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복잡한 거리를 빠져나와 잔디가 있는 초원으로 발길을 옮기는 일이랍니다. 두 팔을 벌리고 바람을 껴안으면 새 소리, 시냇물 소리가 들리는 사이로 잔디가 자라는 소리까지 들리는 거라니!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우리의 꿈은 이루진거나 다름없습니다. 아니 꿈이 이루어진 사람은 잔디가 자라는 소리가 들리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 않겠어요? 그러니 꿈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면 이루어집니다. 꿈을 이루려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하던 공부를 멈추고, 뛰던 발걸음을 멈추고, 달리던 자전거를 멈추고, 꽃과 나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귀 기울여 봅시다. 부르던 노래를 멈추고, 온몸을 흔들어대던 욕망의 춤을 잠시 멈추고 지구의 박동과 우주의 리듬에 내 몸을 잠시 맡겨봅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멈추고 내 안의 깊은 곳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귀 기울여 봅시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멈추고 봄볕이 내게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지 가만히 기다려 봅시다. 금요일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해먹처럼 밤하늘에 걸려 있는 초닷새 달님이 내게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 순간만큼은 잠시 모든 시름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 봅시다. 개학 첫 주 동안 빡센 학교생활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업시간마다 교과서를 붙든 손길, 아침저녁으로 등하굣길을 오간 발길, 개학 첫날부터 친구와 선생님을 떨림으로 바라보던 다정한 눈길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봄날을 껴안는 눈부신 청춘의 가슴으로 주말 동안 학교 울타리 밖에서 제나온 친구들의 여정이 낭만 시간으로 출렁이기를 두 손 모아봅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상주)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본관 3층 생활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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