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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체험 / 로봇공학기술자 [이동욱/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개발연구본부]
작성자 최현주 등록일 16.05.18 조회수 312

전문가가 말하는 직업 이미지

■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주세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기술연구본부 지능․운동연구팀>에서 ‘안드로이드 로봇’에 대한 총괄 실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로봇의 ‘지능’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로봇’이란, 사람의 외형이나 행동을 닮아 표정까지도 지을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말합니다. 로봇은 제조현장에서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활용되는 형태가 가장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지능형 로봇은 심부름을 해주거나 대화를 함께 하는 등 사회나 가정에서 사람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기계공학 전공자가 사람의 신체 부위를 각각 3D로 스캔한 다음 그 형상을 구동할 수 있는 모터나 기구 등을 설계합니다. 그리고 전자공학 전공자들은 모터를 제어할 제어기를 제작하는데 이때 인체형상에 맞는 사이즈로 소형화 해야 합니다. 또한 힘센서, 터치센서, 마이크 등 센서들을 부착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장치도 만들어야 하죠.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로봇을 로봇을 어떻게 구동할지에 대한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구조를 만들고 이에 대한 프로그래밍 작업을 합니다. 이러한 독립적인 작업이 다 끝나면, 하드웨어 조립, 제어기 장착,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거쳐 로봇이 완성됩니다.


■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저는 학부 때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로봇은 모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하면서 로봇개발을 위한 기초지식을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석사과정부터는 본격적으로 로봇의 지능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으며, 박사과정과 박사후과정을 거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만든 것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볼 때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또 유달리 로봇이 나오는 만화영화를 좋아했고, 만화영화를 보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그러다 대학 입학 전에 작은 로봇이 미로를 찾아가는 ‘마이크로 마우스 경진대회’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걸 보고 대학에 가면 저걸 꼭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대학을 다니면서 막연한 로봇만을 생각하다가 대학원에 입학해서는 로봇의 지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때는 암기과목을 싫어했는데, 로봇과 지능을 융합하려다보니, 그때부터는 오히려 생물학이나 심리학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 로봇의 감정표현에 대한 연구에서는 심리학 관련 참고문헌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어떨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등을 공부해서 로봇에 응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로봇 분야에 적용하니까 창의적으로 생각하게 되더군요. 또 생물학 관련해서는 진화적인 관점에서 로봇이 환경에 적합한 지능을 갖게 되는 알고리즘을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하나요?

로봇 관련 분야에는 기계공학,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등을 전공한 분들이 많습니다. 기계공학자는 로봇을 설계하고, 전자공학자는 모터를 구동하기 위한 제어기나 센서 등을 로봇에 장착합니다. 컴퓨터공학자는 로봇에 장착된 작은 컴퓨터가 작동하게끔 프로그래밍 작업을 합니다. 이처럼 로봇은 여러 전공자들의 팀작업을 통해 만들어지며, 요즘은 응용 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전공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심리학(특히 인지심리학)이나 물리학을 전공하고 로봇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로봇을 핵심에 두고, 다른 전공지식을 로봇에 적용하는 것이죠.
요구되는 능력으로는 기계, 전자, 컴퓨터를 전공했건 간에 컴퓨터가 핵심이므로, 다른 전공을 했더라도 간단한 프로그래밍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창의력과 상상력도 중요한 능력이 됩니다. 저희 팀에서 개발한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의 경우는 최근 TV프로그램(스타킹)에 출연해 판소리 춘향가를 부르고, 연극무대에 서거나 한복을 입고 패션쇼 무대에도 서기도 했습니다. 이때 공연기획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회의를 하면서 공연을 준비했었죠. 결국 로봇 분야도 어디에 응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또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로봇에 장착된 프로그램을 돌려 로봇이 원하는 동작을 할 때 가장 기쁩니다. 개발된 로봇을 시연할 기회가 많은데, 로봇의 움직임을 보고 사람들이 신기해하고 관심을 가질 땐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로봇이 항상 원하는 대로 동작을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시연을 준비해도 전선이나 배선 하나만 틀려도 움직이질 않거든요. ‘에버’의 얼굴에만 23개의 모터가 있고, 몸 전체에는 60개 정도의 모터가 있습니다. 관절 하나당 3개의 모터가 있기 때문에 작동이 잘 안될 수도 있고, 작동이 안 되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알아내기도 쉽지 않죠. 그런데 알고 보면, 전극을 반대로 연결하거나 전선을 연결하지 않은 단순한 실수가 원인일 때가 많아요. 
이처럼 지적이고 창의적인 일뿐만 아니라, 단순한 일들도 수없이 많아요. 그래서 종종 밤을 새기도 해서 규정된 시간에만 일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특히 시연 전날만 되면 뭔가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걸 저희끼리는 ‘시연증후군’이라고 하죠(웃음).


■  로봇과 관련해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으세요?

저희 사업부서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1’를 가지고 2006년 5월 대규모로 시연을 했는데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었어요. 그때 ‘에버1’이 장관님과 악수를 하고 대화를 하고 심부름 등을 했는데, 그때 기자들이 그렇게 많이 모인 것도 처음이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에 감동을 받았죠. 그런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역시나 시연 전날 모터 하나가 안돌아가서 그 모터를 끄고 시연했거든요. 연구원들은 다 알았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나가더군요(웃음).
그리고 ‘에버2(사진 왼쪽)’를 시연할 때는 운송 중에 문제가 생겨서 시연을 망친 적이 있어요. 당시 언론에 부정적인 뉴스가 나서 마음고생을 했었죠. 이동 중에는 특히 조심해야 해서 전용 케이스가 있지만, 그때는 좀 미숙했던 터라 문제가 생겼던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이 직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로봇시장은 크게 열릴 거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전공을 하고도 일반회사에 취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앞으로 5년 후 또는 10년 후에는 로봇을 전공한 사람들이 로봇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금 당장은 관련 업체가 적어 진출에 어려움이 있지만, 의료 분야 등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로봇분야는 개발자의 창의력에 따라 그 미래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므로, SF영화를 많이 보면서 엉뚱한 생각도 많이 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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